반도체, 의료용품, 전기·전자제품 호조
섬유·의복·가죽제품, 자동차·자동차부품, 신발·모자류 부진

사진은 2020년 5월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2020년 5월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준영 기자] 코로나19가 미친 지난해 수출 영향이 기업에 따라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의료용품, 전기·전자제품은 호조를 보인 반면 섬유·의복·가죽제품, 자동차·자동차부품, 신발·모자류는 부진했다.

23일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코로나19 이후 업종별 수출기업수 변화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반도체, 의료용품, 전기·전자제품 등 3개 품목군의 경우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수출 부진 영향이 적었다. 이 분석 자료는 2019년과 2020년 기업별 수출 통관실적 전수데이터를 활용했으며 지난 한해를 분석 기간으로 삼았다. 분석 대상은 20개 품목군 1만5272개사다.

의료용품과 전기·전자제품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이상 수출이 늘었다. 의료용품의 2020년 수출증감률은 전년 대비 76%였다. 전기·전자제품은 13.2%였다. 수출 부진 기업 수 비중 및 평균 수출 감소율도 선방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경우 20개 품목군 중 유일하게 수출부진 기업 수 비중이 전체 분석 대상 기업의 절반 미만(0.49) 수준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종의 지난해 수출증감률은 4.1%였다.

반면 섬유·의복·가죽제품, 자동차·자동차부품, 신발·모자류 등 3개 품목군은 코로나19 위기로 지난해 수출 부진 영향이 컸다.

이들 3개 품목군은 코로나19 이후 수출액이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하고 10개사 중 약 8개사가 수출 부진을 보였다. 수출 부진기업들의 수출 감소폭도 평균 40% 이상으로 나타났다.

섬유·의복·가죽제품 업종의 경우 지난해 수출증감률은 –13.4%였다. 수출부진 기업 수 비중은 0.80으로 전체 분석 대상 기업들의 수출부진 기업 비중 0.67보다 컸다.

자동차·자동차부품 업종의 경우 지난해 수출증감률은 –13.9%, 수출부진 기업 수 비중은 0.81로 나타났다.

신발·모자류 업종은 지난해 수출증감률 –14.0%, 수출부진 기업 수 비중은 0.78이었다. 특히 평균 수출 감소율이 –44.5%로 전체 수출 부진기업 1만298개사의 수출감소율 평균치(–36.2%)를 웃돌았다.

자료=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자료=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귀금속, 화장품, 휴대폰·무선통신기기부품 업종은 코로나19 이후 대세계 수출액이 증가했으나 개별 수출기업 단위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귀금속 업종의 수출은 코로나19 이후 62.4% 늘었다. 그러나 개별 수출기업 단위에서 부진기업 발생 비중과 평균 수출 감소폭이 전체 평균보다 부진했다.

화장품과 휴대폰·무선통신기기부품 업종은 전년 대비 수출이 증가하고 부진기업 발생 비중도 평균 미만을 기록했으나 수출 감소폭은 평균보다 부진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자동차·자동차부품, 섬유·의복·가죽제품, 신발·모자류 등 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 위기에 가장 부진을 나타낸 업종에 대해 정확한 수출 부진 원인을 진단해야한다”며 “이들 업종에는 무역금융 등 수출지원 자금 확대, 해외바이어 알선, 전문 무역인력 육성 및 지원, 무역보험 인수 요건 완화 등 기업 운영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도록 직접적인 수출지원을 확대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귀금속, 화장품, 휴대폰·무선통신기기부품 등 대세계 수출액이 증가했더라도 개별 수출기업 단위에서 상대적으로 수출이 부진했던 업종의 경우 수출애로 기업을 발굴해 맞춤형 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친환경과 디지털 가속화에 따른 대응 필요성도 강조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업종을 불문하고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디지털 혁신 트렌드가 가속화되고 있다. 개별 수출기업들의 자체적인 저탄소·비대면 수요 신제품 개발 및 R&D 강화 노력이 필수적이다”며 “정부 및 수출 지원기관도 국내 수출기업들의 친환경·디지털 전환 유도를 위한 과감하고 일관성 있는 수출지원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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