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대비 5% 이상 ↓···최저가 6500원대 기록
‘미 재무부 조사’ 루머·한국 정부 특별 단속 등에 영향···금융권 위험 전이 우려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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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기욱 기자]약 2주동안 급등세를 보이며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20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현재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68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일(24시간 전) 대비 약 6% 하락한 수치다. 이날 7286만9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6535만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7000만원 아래로 하락한 것은 지난 7일(최저가 6810만원) 이후 13일만이며 최저가가 6500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21일 이후 약 한달만이다. 지난 13일 최고가 8148만7000원을 기록하며 8100만원대를 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16일까지 횡보하다 17일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세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실황 생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세계 주요 거래소의 평균 비트코인 가격은 약 5만4200달러로 전일 대비 5% 이상 하락했다. 국내 시장 가격과 글로벌 시장 가격의 차이를 의미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은 약 13%(약 800만원)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다른 암호화폐들의 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8% 하락한 26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으며 리플도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1500원대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암호화폐 가격의 하락세는 미국 재무부와 관련된 미확인 루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 재무부가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가상화폐를 이용한 돈세탁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돌자 투자자들의 앞다퉈 매도에 나선 것이다.

한국 정부의 특별 단속 방침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9일 정부는 이달부터 6월까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해 범정부 차원의 특별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 사기, 불법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다.

금융권에서는 암호화폐 가격 급락이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출을 바탕으로 암호화폐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볼 경우 상환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15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통해 “암호자산에 대한 투자가 과도해진다면 투자자에 대한 관련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암호화폐 시장이 커지고 있고 거기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금 많은 나라가 우려의 시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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