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착륙관광비행 수요 늘어
구매력있는 쇼핑객들 덕에 객단가 늘어나

무착륙관광비행에서 롯데면세점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 사진=롯데면세점
무착륙관광비행에서 롯데면세점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 사진=롯데면세점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코로나19로 1년 넘게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면세 쇼핑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해외여행 때 자주 사던 물건들이라도 저렴하게 사기 위해 무착륙 국제관광비행기에 오르는 이들이 증가했다. 쇼핑이 목적인 이들이 대다수여서 내국인의 면세점 매출을 이끌어 내고 있다.

해외여행의 꽃으로 불리던 면세 쇼핑이 1년 이상 끊기자 밀린 쇼핑을 하기 위해 무착륙 관광비행기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착륙 관광비행은 출국 후 해외에 착륙하지 않고 상공을 맴돌다 돌아오기 때문에 코로나19 검사와 자가격리가 필요 없다. 대신 면세품 구입이 허용된다.

지난해 12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첫 운항을 시작한 이후 지난달까지 7개 국적항공사에서 선보이고 있으며 약 8000여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쇼핑을 목적으로 항공기에 오르는 이들이 많아 1인당 구매 단가가 높은 수준이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무착륙 관광비행을 다녀온 여객 중 롯데면세점을 이용한 고객 1인당 평균 구매액은 120만원에 달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무착륙 관광비행 탑승객의 객단가가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3배가량 높다”며 “면세 쇼핑에 목마른 이들이 평소보다 더 많이 구매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착륙 관광비행을 떠나는 이들 중에는 구매력을 갖춘 이들이 많아 객단가가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해외여행을 하지 못해 가처분 소득은 많고 살 물건들이 있는 이들이 쇼핑을 목적으로 무착륙 관광비행을 하게 되면서 많은 소비를 하고 있었다.

면세점 품목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품목은 화장품이다. 모든 면세점에서 화장품 판매가 가장 활발했다. 화장품은 면세점 품목 중에서도 할인율이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시중에서 구매하는 것과 차이가 커 면세를 통해 대량으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시중 백화점 등에서도 발색, 테스트 등이 어렵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크게 증가했다.

다음 달부터는 김포, 대구, 김해공항에서도 무착륙 관광비행이 시작된다. 지난 18일 국토교통부는 국민 여행수요 충족과 항공·면세업계 지원을 위해 무착륙 관광비행을 다음 달 초부터 김포·대구·김해 등 지방공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면세점들은 지방 면세 쇼핑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부분 매장을 오픈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항공사와 함께 사은품 증정, 회원 등급 업그레이드, 경품 추천 등의 프로모션을 진행해 가격 경쟁력 등으로 고객을 유치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경우 지난달 대한항공과 고객제휴 마케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회원에게 선불카드와 할인권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동대문점·인천공항점 등 오프라인 매장 내 안내데스크에서 스카이패스 회원 인증을 하면 H선불카드(최대 4만원)와 금액 할인권(11만원) 등을 받을 수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온·오프라인 현대백화점면세점에서 100달러 이상 면세 쇼핑을 한 고객을 대상으로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도 적립해줄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와 함께 화장품 구매 고객 전용 멤버십 프로그램 ‘H.COS Club’도 론칭했다. 현대백화점인터넷면세점에서 화장품·향수 등 뷰티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특화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내국인의 화장품 매출과 더불어 중국의 소비 개선세와 보따리상들로 인해 주요 화장품 업계의 장밋빛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매출이 국내 매출로 잡히는데 코로나19 초기 당시 급감했다가 최근 회복을 많이 한 편”이라며 “무착륙 관광비행이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화장품 업계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면세점과 중국 성장이 예상되는 업체로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등을 제시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분기 화장품 소비 상황은 강한 중국 소비와 회복되는 국내 소비로 정리된다”며 “보복 소비, 부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해외여행이 어렵다 보니 중국 잠재 소비가 중국 내수에서 표출됨에 따라 중국 성장률이 강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전년 대비 5.2% 성장한 1조1221억원, 7.7% 늘어난 2390억원으로 추정한다”며 “영업 환경 개선으로 명세와 중국 모두 판매가 회복되고 있다. 네 분기 만에 매출 성장을 실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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