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합의 통해 배터리 소송전 종결키로
불확실성 해소에 IPO 긍정적 전망 나와
다른 리스크들도 있어 뚜껑 까봐야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기관 수요예측을 앞두고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배터리 분쟁 해소라는 이슈를 맞아 주목된다. 사실상 최대 악재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고평가 논란과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내재화 이슈 등이 있어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주장도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2~23일 양일 간 기관 수요예측에 나서는 SKIET가 호재를 맞았다. 불확실성 요인으로 제기됐던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분쟁이 두 회사 간 합의에 이르면서 해소된 까닭이다. 

앞선 지난 10일(미국 현지시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과 관련한 미국 행정부의 거부권 행사 시한을 하루 앞두고 전격 합의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 현금 1조원, 로열티 1조원 등 총액 2조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두 회사는 이와 관련한 국내외 쟁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한 것이다. 

합의 전까지만 하더라도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으로부터 제기된 영업비밀 침해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패소로 미국 사업에서 철수될 위기에 처했다. ICT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에 대해 미국 생산과 수입을 10년간 금지한다는 판결을 내린 까닭이었다. 주요 배터리 시장인 미국 판로가 막힐 수 있는 가능성에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IET의 성장 스토리에도 우려도 발생했다. 

그동안 SKIET는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thium-ion Battery Separator) 제조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 받으면서 IPO 시장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미국 시장 보다는 유럽 시장 위주라는 점에서 당시 패소 판결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주요 배터리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시장을 잃는다는 건 당장 IPO를 앞둔 SKIET에 좋지만은 않은 시나리오였다. 

그러다 양 사가 합의에 이르면서 되레 SKIET에 대한 흥행 기대감이 높아지게 됐다. 미국 시장에서의 매출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성장 경로가 생긴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 조지아주에 1, 2공장을 설립 등 미국 배터리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SKIET의 지난해 매출(4693억원)에서 가장 큰 26.2%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매출처다.

다만 일각에선 이 같은 호재에도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선 배터리 내재화 이슈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흥행 저해 요인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상징적인 기업인 테슬라는 일찌감치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했고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폭스바겐도 최근 배터리 내재화를 발표한 상태다. 이밖에 도요타와 포드 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배터리 자체 생산을 서두르고 있어 SKIET에 장기적인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도 나오고 있다. SKIET의 공모가 밴드 상단(10만5000원) 기준 기업가치는 7조5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8월 국내 사모펀드인 프리미어파트너스로부터 3000억원(지분 10%)을 투자받을 당시 평가됐던 3조원에서 크게 증가했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SKIET가 따상(공모가 대비 두 배에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이 된다면 시가총액이 19조원대로 치솟는다. 이는 최근 기준 시총 24조원의 SK이노베이션과 불과 5조원 차이”라며 “이를 감안했을 때 따상을 기대하는 공모주 투자자들의 심리는 다소 후퇴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SKIET 1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7만8000원부터 10만5000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산정한 기업가치는 약 5조6000억원에서 7조5000억원이다. SKIET는 이번 공모를 통해 최대 2조2495억원(공모가 최상단 기준)의 투자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 청약일은 오는 28~29일이며 상장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JP모간이다. 

표=이다인 디자이너.
표=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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