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그룹 일감 1.2조···계열사 및 친족기업 상위 5개사 독점관행 25년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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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계열사 또는 오너가(家) 방계기업이 독점하던 대기업 단체급식 일감이 전격 개방된다. 이들과 수의계약을 이어 온 기업들이 경쟁입찰로 전환함에 따라 중소·중견업체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신세계그룹 △CJ그룹 △LS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8개 대기업은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을 갖고 구내식당 일감을 개방한다고 선언했다.

8개 그룹은 계열사거나 오너 친족이 운영하는 삼성웰스토리·아워홈·현대그린푸드·씨제이프레시웨이·신세계푸드 등과 거래했다. 8개 그룹의 급식 일감은 약 1조2000억원 규모다. 5개 급식업체는 해당 그룹과의 거래 등을 통해 단체급식 시장 1~5위에 랭크됐다. 각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삼성웰스토리 28.5% △아워홈 17.9% △현대그린푸드 14.7% △씨제이프레시웨이 10.9% △ 신세계푸드 7.0% 등이다.

LG그룹은 전면개방을 원칙으로 그룹 내 단체급식 일감을 순차적으로 개방하기로 합의했으며, CJ그룹은 65% 이상을 개방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또한 이번 선포식에 참여한 기업들은 기숙사·연구소 등 소규모 시설 등을 시작으로 대규모 사업장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개방 범위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2013년 12월 삼성에버랜드의 급식·식사재 유통사업부문이 물적분할 된 삼성웰스토리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 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업계 1위로 발돋움했다.아워홈은 LG그룹 계열사는 아니지만 구인회 창업주의 3남 구자학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다. LG·LS 등 범 LG가 일감을 맡았다.

이 밖에도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는 모회사를 포함한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 일감을 독점적으로 운영해왔으며, 씨제이프레시웨이·신세계푸드 등도 그룹 내 계열사들과의 수의계약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2017년 9월 기업집단국 신설 이후 단체금식시장 구조개선 작업에 착수했으며, 대기업 스스로 계열사 또는 친족기업과의 고착화된 내부거래 관행을 탈피하도록 유도했다”면서 “이 같은 노력으로 8개 대기업집단이 부응해 그간 관행해서 벗어나 일감 개방을 전격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선포식에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을 비롯해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 장재훈 현대차 대표, 권영수 LG 부회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 이광우 LS 부회장, 장호진 현대백화점 사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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