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작가 데뷔 유리...기성 작가 수익 보완책 마련 필요

자료=노벨피아 캡쳐
자료=노벨피아 캡쳐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편당 결제’에 밀렸던 웹소설 정액제 시장이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론칭한 신생 웹소설 플랫폼 ‘노벨피아’가 돌풍을 일으키면서부터다. 

웹소설 시장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 대중화와 함께 최근 몇 년 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100억원 수준이던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기준 약 4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약 6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한 것으로 웹소설 업계는 추정한다.

현재 웹소설 시장의 과금 결제 방식은 한 편당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편당 결제 방식과 일정 기간 돈을 내고 해당 기간 동안 무제한으로 웹소설을 감상하는 정액제 방식 등 크게 두가지가 있다.

국내 웹소설 플랫폼 조아라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노블레스’는 대표적인 정액제 방식이다. 한달에 2만5000원 정도를 지불하면 수천편에 달하는 유료 웹소설을 감상할 수 있다. 노블레스는 지난 2010년대 조아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서비스다. 편당 결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 없는 결제 방식과 당시 등장했던 여러 인기 작품에 힘입어 초창기 웹소설 시장에서 상당히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후 편당 결제 모델이 대세가 되면서 문피아나 카카오페이지 등 다른 웹소설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 나온 웹소설 플랫폼들도 대부분 편당 결제 모델을 선택했다.

편당 결제 모델의 경우 정액제 방식과 비교해 플랫폼이나 기성 작가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돈을 벌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많은 기성 작가들은 정액제 방식보다는 편당 결제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정액제 모델은 편당 결제 모델과 비교해 진입 장벽이 낮아 작가 경쟁이 치열하고 하루에 최소 2편 정도는 올려야 순위가 어느정도 유지되기 때문이다. 반면 편당 결제 방식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고 1편만 연재해도 순위 방어가 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최근 노벨피아라는 신규 웹소설 플랫폼이 등장했다. 노벨피아는  웹툰 플랫폼 탑툰으로 유명한 탑코가 새롭게 선보인 웹소설 연재 사이트다. 노벨피아의 특징은 조아라와 같은 정액제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다. 최근 편당 결제가 대세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일종의 도전을 한 셈이다.

특히 작가의 글 조회수당 10~15원 정도의 정산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이벤트로 많은 인기 작가들을 유입시키는데 성공했다. 인기 작품이 늘어나며 가입자도 크게 늘었다. 지난 1월 론칭 이후 두달만에 가입자 13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노벨피아는 작가 유입이 늘어나자 정산금 이벤트 규모를 키웠다. 초창기 1억원 한도에서 최근 10억원까지 금액을 늘렸다.

노벨피아 관계자는 정액제 모델 도입 이유에 대해 “편당 결제에서는 신규 작가 데뷔가 상대적으로 너무 어렵다. 이에 정액제 모델로 작가들의 데뷔를 쉽게 하고자 했다”며 “향후에 편당 결제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벨피아가 인기를 끌자, 조아라에서 활동하는 인기 작가들 중 일부도 노벨피아에서 독점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조아라 관계자는 “타 플랫폼에서 비슷한 유료모델을 마련해 작가 수익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조아라는 독점 콘텐츠를 지양하고 데뷔하는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지켜가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고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신인작가 데뷔를 위한 공모전 준비를 비롯해 작가 수익채널 다각화, 작가 커뮤니케이션 확장을 위한 개별 프로빌 서비스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노벨피아의 등장으로 정액제 시장이 다시 큰 주목을 받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과금이 저렴한 정액제 시장에 많은 인기 작품이 올라오는 것이 반가운 일이기 때문이다. 신인 작가 입장에서도 진입 장벽이 너무 높은 편당 결제 시장과 달리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정액제 시장이 추가로 생겼다는 점에서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지게 됐다.

웹소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신인 작가가 실질적으로 데뷔할 수 있는 플랫폼은 조아라와 문피아가 전부인데, 문피아의 경우 출판사 컨택을 받기 전까지는 수익을 얻기 어렵다. 결국 몇 달간 힘겹게 소설을 연재해도 데뷔에 실패해 사라지는 작가들이 많다”며 “반면 조아라나 노벨피아는 정액제 특성상 작가 스스로 유료 모델을 선택해 연재가 가능하다. 충실히 연재한다면 최소한의 용돈 벌이 정도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어느정도 수익이 발생해야 신규 작가 입장에서도 글을 계속 쓸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며 “그러한 면에서 볼 때 새로운 정액제 플랫폼이 등장한 것은 작가 입장에서도 좋다”고 말했다.

장민지 경남대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과금이 저렴한 정액제 방식이 훨씬 유리하다”며 “다만 기성 작가의 경우 편당 결제 방식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한 보완책이 어느정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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