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투기 사태 속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신도시·뉴타운·개발 호재 지역 토지 보유
금융위·한은·검찰 상당수 강남에 집···투기 의혹 국회의원 일부 땅 공시지가 증가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1년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 공개 브리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1년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 공개 브리핑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정부 고위 관료 중 일부가 신도시 등 개발 호재 지역 인근에 토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제 브레인들이 모인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에 속한 고위 공직자 상당수가 고가 주택이 몰린 강남 아파트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날 새벽 2021년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을 공개했다. 입법, 사법, 행정부 1급 이상 공무원이 공개 대상이며 신고 내역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이다. 

◇ 통일부·여가부 차관 뉴타운 인근 보유···반도체 클러스터 인근 보유 공직자도

중앙정부 공무원 759명 중 보유 자산 중 토지가 있다고 신고한 공직자는 388명(51.1%)으로 집계됐다. 공직자 중 개발 호재 지역 땅을 보유한 경우도 있었는데 신도시나 뉴타운, 산업단지 예정지 등 다양했다. 다만, 이들이 해당지역을 투기 목적으로 보유한다고 볼만한 눈에 띄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배우자가 왕숙신도시에서 약 5km 떨어진 곳에 1억7000만원(이하 공시지가) 상당의 임야 8150㎡를 보유하고 있었다. 서호 통일부 차관은 지난해 배우자와 함께 이문뉴타운 인근 대지 4필지 총 262㎡(13억4000만원)를 매입했다.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은 본인과 배우자가 한남뉴타운 인근에 대지 164.54㎡를 갖고 있었다. 이 땅의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3800만원 오른 15억4300여만원이었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배우자가 판교신도시 인근인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11억원 상당의 토지 274㎡를 보유하고 있었다. 박선원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은 배우자가 하남 감일지구 토지 4필지 총 810㎡ 중 일부 지분인 152.12㎡을 갖고 있었다. 청와대 인사 중에선 이남구 공직기강비서관이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배후지역인 용인시 백암면 일대 토지 711㎡를 소유하고 있었다. 

주요 기관장들도 유망지역에 땅을 갖고 있었다. 이성희 농업협동조합 회장이 판교신도시 인근에 임야 8만5410㎡ 중 1만2205㎡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땅의 공시지가는 9억2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0%(1억5200만원) 올랐다.

안일환 한국지역난반공사 사장은 배우자가 양주 신도시 배후지역에 토지 5필지 611㎡ 중 315.5㎡를 갖고 있었다. 박형구 한국중부발전 사장은 배우자가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2km 가량 떨어진 곳에 5억1200만원 상당의 토지를 갖고 있었다.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은 지난해 세종시 행정복합중심도시에서 약 5km 거리에 있는 임야 181.8㎡를 매입했다. 

◇ 한은·금융위·대검 소속 공직자 강남 아파트 보유 비율 높아

경제 전문가들이 모인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산하 고위 공직자 중 상당수가 고가주택이 밀집한 서울 강남·서초구에 있는 아파트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서초구 잠원동 현대아파트 84㎡를 갖고 있었다. 이 아파트의 공시지가는 12억2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억500만원이 올랐다.

김태현 금융위 사무처장은 강남구 논현동 동현아파트 84㎡(11억5100만원), 최훈 금융위 상임위원은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74.4㎡(14억700만원)를 소유하고 있었다. 

김우찬 금융감독원 감사는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160.76㎡(21억1200만원), 김은경 금감원 부원장은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112.93㎡(30억9600만원), 김동희 금감원 부원장보는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아파트 105.86㎡(12억6200만원)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금융위 산하 기관장 중에선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서초구 방배동 방배아트자이 126.62㎡(17억6200만원), 문성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이 서초구 서초동 서초그랑자이 84.51㎡(13억7300만원)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강남구 자곡동 래미안 강남힐즈 101.94㎡(10억3200만원)를 갖고 있었다. 금융통화위원 중에서는 고승범 위원이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182.95㎡(28억9500만원), 서영경 위원이 강남구 도곡동 우성4차아파트 152㎡(18억2200만원), 주상영 위원이 서초구 방배동 방배3차 e-편한세상 202.48㎡(19억2400만원)을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검찰 고위공직자 상당수도 강남에 집을 갖고 있었다.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는 강남구 일원동 샘터마을아파트 101.37㎡(12억8900만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136.68㎡(27억원)을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갖고 있었다. 신 부장의 배우자는 여기에 강서구 우장산힐스테이트 상가,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중 일부지분도 보유하고 있었다. 

이철희 대검과학수사부장은 서초동 방배동 방배자이아파트 164㎡(18억원), 한동수 감찰부장은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138.96㎡(14억원)을 소유하고 있었다. 또 조상철 서울고검장은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58.4㎡(15억9500만원), 이정수 서울 남부지검장은 서초구 서초동 서초푸르지오써밋 104.11㎡(18억1200만원), 김후곤 서울북부지검장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한신아파트 116㎡(14억8900만원)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투기 논란 국회의원 일부 토지 공시지가 상승

LH 사태를 계기로 투기의혹을 받은 국회의원 중 일부가 보유한 땅값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분 매입 식으로 갖고 있는 광주시 오포읍 일대 도로용지 118.33㎡는 1년 전 230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올랐다.

김경만 민주당 의원 배우자가 남양주시 화도읍과 시흥시 장현동 일대에 보유한 임야 2409㎡ 가격은 전년 대비 3800만원 가량 상승한 1억4600만원이었다.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배우자가 남양주시 진접읍 토지 3540㎡ 중 765.29㎡를 지분 매입방식으로 사들이면서 토지 재산이 8억8000만원 늘어났다. 김 의원 측은 종로구 청운동 건물 매도금으로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창원시 성산구 일대 보유한 땅 3만8150㎡의 공시지가는 20억1800만원에서 23억8300만원으로 올랐다. 기존 보유 토지의 공시지가 상승은 없었으나 성산구 삼정자동 일대 땅 1141㎡를 새로 매입하면서 토지 자산이 늘어났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모친이 광명, 화성, 평택, 이천, 태백, 정선 등지에 보유한 땅 가치가 전년 대비 2억3300만원 상승했다. 양 의원 측은 계약서 확인 결과 매입 가격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 표=김은실 디자이너
/ 표=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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