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풀루언서 키우는 네이버...작가 육성하는 카카오

자료=네이버
자료=네이버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창작자 키우기에 나섰다. 양질의 창작자 콘텐츠를 통해 유튜브 등 외국 플랫폼을 견제하는 한편 성장동력을 키울 계획이다.

네이버는 최근 ‘인플루언서 검색’에서 활동하고 있는 창작자들을 위해 공식 온라인 사이트인 ‘네이버 인플루언서 센터’를 오픈했다. 네이버 인플루언서 센터는 인기 창작자들의 콘텐츠 창작 노하우와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한편 세무·회계 등 전문가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엑스퍼트 컨설팅’ 프로그램과 광고 배너 운영과 제작을 지원하는 ‘슈퍼애드’ 프로그램 등으로 꾸며졌다.

인플루언서 검색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을 견제하기 위해 네이버가 출시한 신규 서비스다. 지난 2019년 11월말 여행, 뷰티 등 2개 주제로 클로즈베타 서비스(CBT)를 시작힌 이후, 지난해 2월 리빙, 푸드, 게임, 패션 등 10개 주제를 추가하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엑스퍼트 컨설팅은 네이버 엑스퍼트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와 네이버 인플루언서 간 연결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창작자들이 콘텐츠 창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세금, 저작권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네이버 엑스퍼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상담을 지원한다. 
 
네이버는 또 온라인 광고를 지원하는 슈퍼 애드 프로그램을 통해 인플루언서들이 관련 분야의 중소상공인(SME) 및 사용자들과 더 잘 연결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온라인 광고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인플루언서 검색에 20개 카테고리에서 1만7000명의 인플루언서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중 52%는 유튜브와 동시에 활동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1년간 14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인플루언서 검색에 도전했다”며 “이 중 특정 분야에 대한 콘텐츠 전문성, 다양성 등 여러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갖춘 창작자를 선별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인플루언서탭 신설과 키워드 확대 등 서비스 개편 이후에 인플루언서 검색에 참여하고자 하는 창작자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인플루언서들은 인플루언서 검색에서 제공하는 ‘키워드챌린지’를 통해 1년간 7만8000개의 키워드에 대해 300만개 이상의 콘텐츠를 만들어냈으며, 일평균 3만4000건의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찾는 사용자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루언서 홈에 방문하는 순방문자는 지난 2월 기준, 전년대비 12배 증가했으며, 콘텐츠를 클릭하는 횟수 역시 13배 늘었다. 

인플루언서 검색을 통해 월 3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인플루언서의 경우 지난해 대비 40% 이상 증가했으며, 연간 1억원 이상의 광고수익을 가져가는 창작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중 ‘브랜드 커넥트’ 플랫폼이 구축되면 창작자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밀리의 서재
자료=밀리의 서재

네이버가 인플루언서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면, 카카오는 작가 육성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최근 자사 플랫폼 브런치를 통해 ‘밀리의 서재’와 함께 ‘브런치북 전자책 출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브런치북 전자책 출판 프로젝트는 작가가 직접 기획하고 완성한 ‘브런치북’ 원작 중에서 원석을 발굴해 밀리의 서재 오리지널 콘텐츠인 ‘밀리 오리지널’에 전자책으로 출판하는 공모전이다. 

브런치북은 브런치에서 작가가 직접 책을 기획하고 완성한 오리지널 초판을 의미한다. 브런치는 여러 편의 글을 한 권의 책으로 엮는 패키징 툴을 제공 중이다. 

지난 2019년 정식 출시된 브런치는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을 목표로 하는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이다. 다른 글쓰기 플랫폼과 다른 점은 작가 신청을 통해 에디터팀의 승인 심사에 합격해야만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브런치는 매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통해 출판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브런치북 원작을 종이책으로 출판하며 출간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 왔다. 현재 4만2000명의 작가가 브런치에서 활동 중이며, 브런치 작가의 출간 도서는 3만7000권에 달한다.

브런치팀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브런치북의 가능성을 전자책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앞으로 오디오북, VOD 등 브런치북을 기반으로 다양한 저작물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연내에 지속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창작자 키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소비자들의 취향이 최근 크게 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기획한 콘텐츠보다는 창작자들이 스스로 제작한 ‘날 것’ 그대로의 콘텐츠가 더 인기를 끄는 시대가 됐다. 가령 유튜브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이유도 유튜버들이 스스로 생산한 각종 콘텐츠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20대 직장인 김수정(27·가명)씨는 “TV 자체를 거의 안보는 주변 친구들이 많다”며 “방송국에서 제작한 예능보다는 유튜버들의 브이로그가 훨씬 재미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창작자 키우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기존 블로그나 카페 등이 광고·홍보의 장으로 변질된 상황속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 생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장민지 경남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이제는 방송국 PD가 기획한 프로그램보다 해당 PD가 직접 자신의 일상을 찍는 브이로그가 더 큰 인기를 끄는 시대가 됐다”며 “포털들도 이에 많은 돈을 들여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기 보다는 창작자들을 끌어모으는 플랫폼으로써의 역할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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