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체험형 덕에 판교점처럼 고성장 가능할 것”
입지 조건과 고객 수준 고려하면 성공가능성 있어

지난 2월 24일 더현대 서울에서 방문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더현대 서울의 내부 모습. / 사진=변소인 기자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더현대 서울이 문을 연 지 일주일이 됐다. 더현대 서울이 자구책을 마련할 정도로 인파가 계속 몰리고 있다. 그동안 여의도에 있는 백화점들이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다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더현대 서울이 ‘체험형’에 방점을 찍어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26일 서울에서 가장 큰 백화점 더현대 서울이 ‘힐링’이라는 무기로 문을 열었다. 넓은 공간에다 쉴 거리, 볼 거리, 먹거리들이 다양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 방문객 사이에서는 유명 명품 부족과 관람객 밀집, 주차난 등에 불편으로 꼽히기도 했다.

지금의 더현대 서울의 인산인해가 단순 '개업발(개업 효과)'인지 꾸준한 고성장의 밑거름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햇빛이 들어오는 구조, 공원, 규모 등이 화제를 모았지만 아직 백화점 매출 성장 조건에 미달되는 부분도 있어서다.

이에 대해 이일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여의도 쪽에는 프리미엄 백화점이 없어서 그동안 높은 매출을 올리지는 못했던 것 같다. 기회가 없었던 것”이라며 “여의도의 입지적인 측면과 고소득 직장인들이 주변에 많은 고객 수준을 고려할 때 더현대 서울의 경우 좋은 매출이 나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교수는 “더현대 서울의 경우 고객의 요구를 잘 파악해 백화점을 체험형으로 꾸렸다.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백화점의 체험형이 매우 중요하다”며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경우 5~6년 후에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보다 일찍 자리를 잡았다. 지하에 먹거리를 잘 해놓고 체험형으로 꾸려놨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백화점의 경쟁력이 공산품 구매에서 체험형으로 바뀌면서 백화점도 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커머스로 다양한 제품들을 구매하기 때문에 같은 상품으로 승부보기보다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험형 매장, 즐길 거리, 명품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라 백화점의 회복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 연구실장은 “백신 보급으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올라가고 있다”며 “이러한 심리 회복에 따라 백화점이나 오프라인 대면서비스가 다시 회복될 것이다. 이런 시기에 적절히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대응하면 소비자들의 보복소비로 소비 기회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오프라인 기반 백화점이라고 하더라도 온라인 기반의 소비자와 연결되어 양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좋은 분위기가 계속되면 더현대 서울에도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이른바 3대 명품이 입점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현재 더현대 서울에 루이비통 입점 등을 놓고 협상 중인 것으로 안다”며 “현대백화점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분위기가 좋으면 브랜드 측에서도 흔쾌히 입점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에서도 최단기간 연매출 1조 클럽 진입하며 자신감을 키웠다. 모든 3대 명품 중 루이비통밖에 없는 핸디캡을 안고도 지난해 누적 매출 1조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매출 9200억원보다 9.4% 신장한 것이다.

이런 자신감이 더현대 서울에서도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더현대 서울은 개장 6일간 목표액을 넘어서는 매출을 기록했다. 사전 개장일인 24, 25일을 포함 3월 1일까지 누계 매출 372억5900만원을 기록했다. 당초 목표로 했던 매출액의 2.8배에 달한다.

인파가 몰리면서 코로나19 위험에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오자 더현대 서울은 이번 달 한 달간 주말 차량 2부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 현대백화점카드 회원에게 제공되는 더현대 서울 무료 주차(2시간) 혜택도 3월 주말 동안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주말에 여의도역과 여의나루역 등 인근 지하철역과, 지하철과 연결되는 지하보도 등 출입구에 안내판을 설치해 고객들이 매장 혼잡 정도를 확인하고 방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혼잡 및 밀집 매장의 동시 이용 가능 고객수를 30%씩 줄여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사전예약시스템 운영을 통해 매장 앞 줄서기도 줄여나갈 계획이다. 승강기의 탑승 정원은 40% 줄이고, 시간당 6회 실시하던 실내 환기 횟수도 12회까지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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