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부진한 성적···타 창고형 할인점에 밀려
롯데쇼핑 과감한 사업정리에 빅마켓도 불안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점인 롯데 빅마켓이 매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른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매년 몸집을 불리고 있는 데 반해 빅마켓은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빅마켓은 현재 금천점과 영등포점 단 2개의 지점이 운영 중이다.  빅마켓의 연간 매출 신장률은 지난 2018년 2.6%, 2019년 1.4% 등으로 남은 2개 지점은 언제 폐점될지도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해 롯데 빅마켓이 3개 지점이 폐점한 가운데 롯데쇼핑이 최근 수익이 좋지 않은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빅마켓의 시장 철수도 머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측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답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롯데마트 12개 지점을 포함해 100여개 매장 문을 닫았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향후 5년간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200여개 부진 점포를 정리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빅마켓의 경쟁력 부재에 대해 꼬집었다. 그는 “롯데쇼핑이 현재 백화점, 대형마트, 롯데온 모두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빅마켓과 다른 창고형 할인점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급이 달라서 어려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고형 할인점은 유통업체와 계약을 맺어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박리다매로 파는 것이 콘셉트인데 이 업체의 핵심 경쟁력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뛰어든 것 같다”며 “창고형 할인점의 특성 매장 수가 많을수록 경쟁력이 생기는데 매장 2개만으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2년 출범한 빅마켓은 지난해 유료회원제를 폐지하는 등 최후의 수단을 동원했다. 빅마켓은 지난해 6월부터 누구나 구매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전환했다. 별다른 효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빅마켓 매장. 작년 11월30일에 폐점한 도봉점이 여전히 게시돼 있다. / 사진=빅마켓 홈페이지 캡처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빅마켓 매장. 작년 11월30일에 폐점한 도봉점이 여전히 게시돼 있다. / 사진=빅마켓 홈페이지 캡처

 

홈페이지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2개 매장 뿐이지만 빅마켓 공식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도봉점이 매장안내에 포함돼 있다. 도봉점은 지난해 11월 30일 영업을 종료했다. 운영하고 있는 지점의 정보도 비어있거나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찾기가 어려웠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재 홈페이지에 도봉점이 표시돼 있는 이유는 일부 임대 매장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일부 매장이 있기 때문에 홈페이지에 남겨뒀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코스트코를 표방하면서 시작했으나 유로회원제에 발목이 잡히고 가격 경쟁력, 상품구성력 등에서 뒤처져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빅마켓에서만 볼 수 있는 제품, 획기적인 가격 등이 있었다면 결과가 달랐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충성고객을 확보할 만큼의 매력이 부족했던 탓이다.

반면 이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는 매년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마트에 트레이더스 점포 수는 20개에 달한다. 이마트는 오는 2030년까지 점포 수를 5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이마트 트레이더스 매출액은 2조8946억원에 대한다. 전년보다 23.9%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843억원으로 전년 대비 312억 원 늘었다. 올해 트레이더스 목표 매출은 10.4% 신장한 3조2200억원이다.

트레이더스는 무료 회원제와 많은 매장 수, 경쟁력 있는 자체개발상품(PB)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트레이더스에 11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면서 코스트코를 넘어서는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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