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통관 재고품 아니라 인기 신제품 방송도 가능해져
자사몰서 먼저 시작한 영향력 무시 못해

지난 4일 롯데면세점이 자사 내수통관 면세품 전문몰 럭스몰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롯데면세점
지난 4일 롯데면세점이 자사 내수통관 면세품 전문몰 럭스몰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롯데면세점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한 면세품 판매가 허용되면서 면세점 업계에 작은 바람이 불고 있다. 장기 재고품이 아니더라도 인기가 많은 제품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판매할 수 있어서다. 자사 내수통관 면세품 판매사이트에서 정기적인 라이브 방송을 시작한 롯데면세점이 유리한 고점을 가져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본부세관은 적극행정 절차를 활용해 면세품에 대해 라이브커머스 방식 판매를 허용한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서울세관은 라이브 커머스 도입을 원하는 면세점이 사전에 컨설팅 의뢰서를 제출하면 현장 점검을 거쳐 허가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이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면세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라이브 방송으로 현장감을 느끼며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울세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면세점 업계들이 라이브 방송을 시도했지만 원래 면세점 안에서는 상업적인 방송을 할 수 없게 돼 있어 면세점 내부 현장감을 느끼기는 부족했다”며 “이제부터는 신청 후 허가를 받으면 면세점 안에서도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출국자나 무착륙 관광객 등이 구매할 수 있다. 기존 면세품처럼 출국자를 전제로 면세품 판매가 이뤄진다. 중국인 등 외국인의 경우도 직접 시내 면세점을 이용하지 않고 라이브커머스를 통해서 구매한 뒤 출국 인도장에서 구입 물건을 수령 받을 수 있다. 무착륙 관광객 역시 비대면으로 방송을 보면서 면세품을 쇼핑할 수 있다.

그동안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 3사는 통관 절차를 거쳐 6개월 이상 된 장기 재고품인 내수통관 면세품만 라이브방송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었다. 당초 면세품은 출국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팔 수 없었는데 관세청은 지난해 4월 통관 절차를 거친 6개월 이상 장기 재고 면세품에 한해 한시적으로 내수 시장에 유통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더라도 사전에 재고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더라도 금방 재고가 동나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없어서 라이브커머스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기는 어려웠다. 방송 시간은 정해져있었지만 그 시간을 물량이 다 버텨주지 못했던 셈이다.

라이브커머스가 가능해지면서 롯데면세점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커졌다. 면세점 3사 모두 라이브 방송 경험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본격적으로 자사몰을 통해 먼저 라이브 커머스를 본격화한 것은 롯데면세점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달 자사 럭스몰에서 라이브커머스 첫 방송을 한 뒤 24일에는 2번째 방송도 마쳤다.

지난해 12월 롯데면세점은 라이브커머스 담당 조직을 신설하면서 라이브커머스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왔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트렌드가 비대면 쇼핑이 되면서 채널을 다각화하면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커졌다”며 “이번 허용으로 면세점도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인기 있는 면세품들을 다양하게 판매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명품에 대한 접근성으로 차별화할 계획”이라며 “아무래도 물량도 많이 확보할 수 있어 가격적인 이점도 있어 반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방송 주기를 단축해 정기적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롯데면세점의 경우 무착륙관광비행과 연계한 내국인 면세품 시장에서도 점유율이 50% 이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무착륙비행 관광객 유치가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통한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롯데면세점은 상춘객 유치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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