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측 “약 파는 것 아니라 건기식 장벽 낮추는 것”
맞춤형 소분 건기식 아이엠 5호점까지 확장 예정

이마트가 상표 출원한 ‘노파머시’ 이미지. / 사진=특허정보검색서비스
이마트가 상표 출원한 ‘노파머시’ 이미지. / 사진=특허정보검색서비스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이마트가 최근 ‘노파머시’라는 상표를 출원하면서 건강기능식품을 본격적으로 전문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마트는 모노랩스와 협력해 맞춤형 소분 건강기능식품 매장도 더 늘릴 예정이다. 이마트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중요한 축으로 두고 판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벌써부터 관련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약사회 측은 이마트의 건기식 사업 진출에 불편한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노파머시라는 단어가 전국의 약국 및 약사를 부정함과 동시에 노브랜드 영업방식이 대형 유통업체의 횡포라고 지적하면서 상표 출원을 즉각 취하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노파머시 상표 출원은 단순히 상표 확보 차원일 뿐”이라며 “아직 결정된 사항도 없고 약을 팔겠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비타민, 루테인, 유산균 등은 지금도 이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이런 건강기능식품을 어렵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쉽게 접근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약이 아니고 생활습관이기 때문”이라며 “상품 출원 시 건기식을 넣으려고 하면 다른 항목들도 함께 포함돼서 의약품 등이 표시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측의 설명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만 지정해서 넣을 수가 없고 카테고리에 포함된 항목들이 같이 표시되면서 오해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마트 측은 약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17년 5조3612억원에서 지난해 6조1905억원으로 3년 새 15% 넘게 증가했다. 올해는 6조3808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면역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고 이는 건강기능식품 구매 및 섭취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개인의 건강상태 등에 따라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고 소분 판매가 가능한 ‘건기식 소분 판매’가 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 형태로 허용됐다.

이마트는 건기식 소분 판매가 허용된 모노랩스와 손을 잡았다. 스타트업 모노랩스는 소비자 상담부터 주문, 배송, 관리까지 한 번에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해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구독 서비스인 ‘아이엠(IAM)’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이마트 성수점에서 아이엠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신에게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직접 상담을 통해 월 단위로 구독하면서 건강과 상황에 따라 구성을 바꿀 수 있고 휴대하기도 편리해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트는 다음 달 이마트 죽전점에서 아이엠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어 4월, 5월에도 다른 이마트 지점에서 론칭할 계획이다.

이렇듯 이마트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사업 진행은 전방위로 이뤄지고 있다. 약을 팔지 않더라도 약국시장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다분해 보인다. 대기업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은 이미 막강한 영향력을 입증 받았다.

이마트 PB상품인 노브랜드의 경우 지난해 첫 흑자를 내는 쾌거를 거뒀다. 지난 2016년 이마트는 처음으로 노브랜드 전문점 매장을 선보였고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노브랜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98억원으로, 이마트 전문점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노브랜드가 달성했다.

노브랜드는 과자, 생수 등에서 시작해 건전지, 가전제품 등으로 제품군을 늘려갔다. 노파머시 역시 노브랜드처럼 전문 매장을 열 경우 거품을 뺀 ‘가성비 건기식’으로서 입지를 다질 수도 있다.

이마트 내부 관계자는 “이미 이마트에서 건기식 판매를 해오고 있고 약을 팔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점차 약사회의 반발도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며 “건기식 쪽이 체크할 것이 많고 까다롭지만 확대하는 분위기인 것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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