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 산업재해 청문회 증인출석···‘요추부 염좌’ 불출석 사유서 냈지만 거부
청문회 초반 집중포화···“허리만 아파도 힘든데, 롤러 압착 얼마나 괴롭겠느냐”

22일 국회 환노위 산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연합뉴스
22일 국회 환노위 산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잇따라 발생한 산업재해 사고와 관련해 의원들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며, 향후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겠다고 공헌했다. 앞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선 “생각이 짧았다”고 사과했다.

22일 최 회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최 회장은 요추부 염좌로 불출석 사유서를 낸 바 있다. 이후 여론이 악화됨에 따라 지난 주말 불출석 사유서 철회서를 환노위에 제출한 뒤 이날 국회에 출석했다. 이 때문인지 청문회 초반 여야 의원들의 공세가 최 회장에 집중됐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염좌상은 보험 사기꾼용”이라면서 “진단서를 내라고 한 사람은 증인의 친구가 아닌 적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허리가 아파도 힘든데, 롤러에 압착된 노동자들은 얼마나 고통스럽겠느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임이자 의원은 “손 밑에 가시만 박혀도 아픈 법”이라며 “(최 회장이)사망한 노동자들에 사과부터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과 윤미향 의원 등도 최 회장을 향해 날선 질의를 이어갔다. 특히 윤 의원의 경우 “포스코가 실시한 1조원의 안전관련 투자를 현장에서 체감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된다”면서 “포스코 노동자들의 분노에 비춰보면, 최 회장의 지난 3년은 실패한 3년 이었다”고 힐난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최 회장은 “연이은 산재로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께 송구하다”고 밝히며 각각의 질문에 차분히 대답했다. 그는 “오래된 사업장이라 시설이 낙후하면서 여러 위험에 노출됐다”면서 “안전 최우선을 목표로 다방면에 투자했지만 부족한 게 많았다”고 소회했다. 또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임 의원은 포항MBC ‘그 쇳물 쓰지마라’를 언급하기도 했다. 포항제철소 근로자들의 직업성 암 발병 원인을 추적하고, 인근 주민들의 환경피해를 조명한 해당 다큐멘터리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포스코는 이를 제작한 포항MBC 장성훈 기자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임 의원은 최 회장에 “그 쇳물 쓰지마라를 봤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최 회장이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못하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 “인과관계를 규명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이 장관은 “환경부와 협의해 조사하겠다”고 시사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