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화된 그로서란트 지향···고가 식재료 판매
한국 PK마켓에서 더욱 나아간 형태

스타필드 고양점 PK마켓 모습. / 사진=PK마켓 공식 인스타그램
스타필드 고양점 PK마켓 모습. / 사진=PK마켓 공식 인스타그램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년 만에 LA를 찾으면서 PK마켓 개점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에서 첫 발을 내딛은 PK마켓의 경우 국내 PK마켓 매장과도 차이가 있을 예정이다. 단순한 프리미엄 이상의 제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미국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2018년 인수한 굿푸드홀딩스 대표로 선임된 닐 스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뤄졌던 PK마켓 LA 진출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PK마켓이 문을 열게 되면 이마트가 미주 시장에 첫 선을 보이게 된다. PK마켓은 ‘그로서란트’ 매장이 차별화 전략이다.

미국 진출 발표 당시 정 부회장은 “미국인이 좋아할 만한 아시안 토털 푸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로서란트는 식재료(grocery)와 음식점(restaurant)을 결합한 단어로 신 식문화 공간이다. 신선한 식재료를 그 자리에서 요리해서 먹는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국내에 있는 PK마켓 역시 그로서란트를 지향하고 있지만 LA에서는 그 품격을 더욱 높일 예정이다.

그는 2018년부터 PK마켓의 미국 진출 계획을 밝혔다. 당초 2019년에 개점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등의 악재가 덮치면서 개점이 미뤄졌다. 올해 개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따라 일정이 바뀔 우려도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내 PK마켓과 미국 PK마켓이 동일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준비 중인 PK마켓은 아시아 요리 위주로, 프리미엄 그로서란트 콘텐츠를 강화한 푸드마켓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식재료만 판매하는 곳에서 한층 더 나아간 것이다.

일반 대형마트에서 접할 수 없는 고급 식재료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프리미엄 슈퍼마켓을 표방하면서 시중에서 잘 볼 수 없는 재료와 양질의 상품을 엄선해서 판매할 계획이다. LA의 구매력을 감안해서 기존 마켓보다 고급스러운 그로서란트 매장을 여는 것이다.

따라서 PK마켓은 미국 전통 할인점인 월마트, 코스트코와 경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식료품 업체인 홀푸드마켓 등과 달리 식료품 전문점이 아니기 때문에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고 이마트 측은 부연했다. 동일한 전략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2018년 약 2억7500만달러(약 3075억원)를 투자해 미국 유통기업 굿푸드홀딩스의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3236억원을 투자해 슈퍼마켓 체인 뉴시즌스마켓까지 인수했다.

일각에서는 우려도 있다. 파격적인 시도가 새롭게 다가올 수도 있으나 기존 선호 형태에서 벗어나 관심을 모으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의 새로운 시도가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이마트 가정간편식(HMR) 마켓인 PK피코크 매장은 지난해 10월 1호점 영업을 종료한 데 이어 11월에 2호점까지 문을 닫았다. 이마트 측은 수익성을 위해 전문점 효율화 차원에서 정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PK피코크 매장은 2018년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에 맞춰 피코크 상품만 한 곳에 모아 팔기 위해 20대부터 40대를 겨냥해 마련됐으나 부진한 성장에 철수를 결정했다.

이마트는 앞서 부츠, 삐에로쑈핑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문점을 철수한 바 있다. 2018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삐에료쑈핑은 B급 감성을 가진 잡화점으로 정 부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야심작이었지만 수익성이 악화되자 폐점 수순에 들어갔다. 헬스앤뷰티숍인 부츠 역시 18개 점포를 폐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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