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이후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에 주가 요동칠 가능성
SK바이오팜처럼 주가추락 우려도···CMO 성장성 확보가 관건

 

신축년 코스피 3000시대가 활짝 열렸다. 지난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으로부터 시작된 IPO 시장의 뜨거운 열기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예상 시가총액이 수십조 단위인 기업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 투자자들의 기대가 한층 크다. <시사저널이코노미>는 연내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10여개 알짜 기업(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윈스토어, 야놀자, 한화종합화학)의 현황과 전망, 핵심 이슈 등을 차례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 IPO를 놓고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처럼 과열된 공모주 열풍으로 상장 직후가 주가 고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반면 3월 상장 이후 진행될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성공 여부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가 한차례 더 뛸 수 있다는 시각도 상존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및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기에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 노바백스 백신, 주가 변곡점되나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18일 상장예정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성공 여부가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7월 아스트라제네카(AZ)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데 이어 다음달인 8월에도 노바백스와도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이날 노바백스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와 맺은 CMO계약은 주문량에 맞춰 생산, 납품하고 모든 백신생산물량이 주문자로 귀속되는 계약이다. 하지만 기술이전계약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일정의 로열티를 지불하는 대신 원하는대로 생산,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를 근거로 질병청은 이날 오전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 백신 2000만명분(4000만회분)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주문량을 넘어서 생산을 할 수 없었지만 이번 기술이전 계약체결로 공장가동률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의 백신과 비교해 안정성과 효과면에서 가장 고른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노바백스 백신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 일부인 항원을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사용해 합성, 제조한 합성항원 백신으로서 B형 간염 백신 등에서 이미 안정성이 검증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예방률은 89.3%로 아스트라제네카(62~70%)보다 월등히 낫고 화이자(95%), 모더나(94.1%)와 비슷하다. 2~8도에서 최대 3년 장기보관도 가능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감기 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에 코로나19의 스파이크단백질 유전자를 끼워 넣어 인체에 투여하는 고전적 방식의 백신이다. 하지만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접종과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 정보를 mRNA를 통해 몸속에 넣는 방식인데 생산단가가 비싸고 장기보관을 위해서는 극저온에서 유통해야 한다.

노바백스 백신은 경쟁력이 뛰어나지만 현재 영국과 미국 등에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기에 아직 판매되지 않고 있다. 노바백스 측은 올해 3월 미 FDA 등에 긴급사용허가신청을 낼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노바백스 백신이 세계 각국에서 긴급사용허가를 받는데 성공한다면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실적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CMO사업은 고수익 사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 620억원, 영업손실 75억원을 냈지만 3분기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와 맺은 CMO 사업을 기반으로 단숨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누적매출은 1586억 원, 누적영업이익은 268억 원이다.

◇ CMO 성장성이 핵심···분사할까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려면 지속적인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성장성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과 같은 주가흐름을 보여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해 7월2일 공모가 4만9000원으로 상장한 SK바이오팜은 공모가의 두배인 9만8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7월7일에는 장중 26만9500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SK바이오팜 주가는 15만1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SK바이오사이언스가 SK바이오팜의 전철을 밟지않기 위해서는 고수익 사업인 CMO의 안착이 핵심 관건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CMO사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일각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자체 백신개발이 CMO사업에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CMO분야에서 수주를 하려면 기술유출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해야 하는데 현재처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각종 신약백신 개발을 지속할 경우 CMO수주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다.

이는 반도체 분야에서 파운드리에 전념하는 대만TSMC가 반도체 연구개발도 겸업하는 삼성전자보다 시장점유율에서 월등히 앞선 이유와도 비슷하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같은 이유로 바이오시밀러 개발 부문을 삼성바이오에피스로 분사했다. 셀트리온도 과거 신약개발 회사가 아니라 미국 벡스젠으로부터 에이즈 신약을 위탁생산하는 사업부터 시작했는데 벡스젠이 망하면서 기술을 전수받고 바이오시밀러 개발회사로 도약할 수 있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CMO사업에 집중하려면 사업별 분사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분사를 할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는 물적분할보다는 인적분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디스커버리를 정점으로 하는 지주사 체제 속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이 지분 98.04%를 보유하고 있고 SK케미칼은 SK디스커버리가 지분 33.47%를 가지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자회사 지분을 100% 가지고 있어야 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물적분할을 할 경우 신생회사는 지분율 100%를 유지해야 하기에 외부투자유치가 불가능하지만 인적분할을 하게되면 외부투자유치가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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