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V 성장세로 본 증권가 전망은 밝아
쿠팡 뉴욕증시 상장 등은 악재로 작용

롯데온 앱 모습. / 사진=롯데쇼핑
롯데온 앱 모습. / 사진=롯데쇼핑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온의 성장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 등 경쟁사의 몸집 불리기가 예고되면서 올해가 롯데온의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론칭 1년이 된 롯데온은 아직까지 후발주자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라인 경쟁력이 다른 이커머스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는 이유다. 유통업계에 여러 지형 변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롯데온의 성장을 장밋빛으로 그려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롯데온이 성장세에 있기 때문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온 연간 거래액(GMV)은 약 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7조1000억원 대비 7% 성장하는데 그쳤다. 이는 구 롯데닷컴과 롯데쇼핑 7개 사업부의 모든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을 합산한 수치다.

롯데온의 지난해 연간 손실은 수백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거래액은 1조8000억원으로, 1분기 대비 1000억원가량 뒷걸음질쳤다. 3분기에는 1조7000억원을 기록하고 4분기에야 비로소 거래액이 2조2000억원으로 올라왔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9.1%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평균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경쟁사인 쿠팡은 전년 대비 거래액이 41%나 늘어난 21조7500억원을, 11번가 역시 10% 증가한 10조원을 달성했다.

롯데온 론칭 당시 롯데쇼핑은 이커머스에서 오는 2023년까지 거래액 20조원 달성과 1위 도약을 목표로 삼은 바 있다. 롯데쇼핑은 오는 2022년 롯데온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 성장속도를 봐선 쉽지 않아 보인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월 계열사 7곳을 통합한 모바일쇼핑앱 롯데온을 내놨지만 사실상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롯데온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닷컴·롯데홈쇼핑·하이마트·롭스 등 롯데그룹 7개 계열사를 한데 모은 통합 쇼핑몰이다. 롯데쇼핑이 e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한 뒤 총 3조원을 투자해 만들었다.

박종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온 중심의 이커머스 강화 전략을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 역시 지난해 4분기 롯데온 GMV가 전년보다 9.8% 증가해 론칭 초기 기술적 이슈는 해소됐다고 판단하며 성장 채널에서 회복이 나타나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롯데온 GMV가 지난해 7조6000억원에서 올해 8조9000억원으로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온이 초기 불안정한 모습을 딛고 안정을 찾으면서 성장할 것으로 연구원들은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기업 가치가 5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쿠팡의 입지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11번가 역시 아마존과 협업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을 전망이다. SSG닷컴은 네이버와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쿠팡이 이커머스 제1 강자로 자리매김을 공고히 하면서 막대한 자금까지 쿠팡이 얻게 되면 풀필먼트 등 물류를 보강해 로켓배송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쿠팡의 시장 장악력이 높아질수록 오프라인 기반으로 출발했던 유통업계는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롯데온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입지가 더 좁아졌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 과감한 인수 및 합병이 동원되지 않고서는 지금의 이커머스 지형을 바꾸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쇼핑 측은 일단 올해는 식료품 상품 경쟁력 기반으로 롯데온 트래픽 및 충성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력 성장 상품군을 식품으로 정했다. 마트 및 슈퍼 상품 외에도 최근 온라인에서 고객들의 수요가 급성장한 가정간편식(HMR), 밀키트, 초신선식품 등을 식품 계열사 및 외부 스타트업과의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상품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온라인 채널에서 구매 선호가 증가하는 명품, 코로나19로 수요가 급증한 리빙 및 가구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도 지속할 예정이다. 이 일환으로 롯데온은 오는 21일까지 ‘2021 롯데온 온라인 가구·침구 박람회’를 개최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온은 소비자 구매 패턴을 면밀히 분석해 경쟁력 있는 온‧오프 연계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며 “롯데온을 자주 찾고 반복 구매하는 충성 고객을 전년대비 40%이상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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