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올해 재계약 도래한 가맹점 많아
리뉴얼 및 가격으로 점주 쟁탈전

CU에서 고객이 간편식을 고르고 있다. / 사진=BGF리테일
CU에서 고객이 간편식을 고르고 있다. / 사진=BGF리테일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지난해 주요 편의점 3사가 백화점 상위 3곳의 매출을 넘어서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외형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편의점 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각 사의 지나친 타사 가맹점주 유치전략이 결국 수익성만 하락하고 끝나는 '치킨게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경우 점포 수로 20년 동안 업계 1위를 달렸지만 뒤늦게 GS25가 가맹점을 대폭 늘리면서 양사의 출점 경쟁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수는 2015년 2974개, 2016년 3617개 증가했다. 편의점 가맹점 계약기간이 통상 5년인 것을 감안할 때 가맹점 재계약이 도래했다. 지난해부터 재계약이 이어진데다 올해는 올해 4000여개 점포의 재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 2014년부터 편의점 개점 수가 크게 증가했다. CU가 출점 확대에 가장 앞장섰고 이어 GS25가 바짝 따라붙었다. 지난 2019년 11월 GS25가 처음으로 CU 점포수를 넘어섰다. 지난해 11월에는 다시 CU가 378개 많은 1만4898개로 1위에 올라섰다.

올해는 재계약이 더욱 많은 시기여서 CU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편의점이 포화된 상태여서 기존 가맹점을 빼앗는 식의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매장을 더 늘릴 수는 없는 형편이니 재계약 시점의 편의점 점주를 대상으로 엄청난 물밑작업이 행해진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재계약 시기에 도래한 편의점 가맹점들이 많은데 편의점 브랜드를 갈아타는 점주도 많을 것 같다”며 “서로 가맹점을 뺏어오거나 지키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편의점 점주들은 재계약 시점이 되면 편의점 3사를 통해 조건을 비교한다. 이들 3사가 내거는 조건은 대개 리뉴얼과 가격이다. 자신들과 재계약을 하면 리뉴얼을 해준다고 하거나 좀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할 수 있도록 가격을 조정하는 일 등이다. 편의점주 입장에서는 조금 더 좋은 조건을 주는 업체로 변경하는 것이다.

이는 편의점 시장이 포화가 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더 많은 점포를 여는 것에 한계가 오자 기존 점포를 뺏고 방어하는 데 방점이 찍힌 것이다.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시장이 되어 번호이동 등을 통해 타사 고객을 뺏고 가족 할인 등으로 집토끼를 지키는 전략과 유사하다.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려는 점주도 많지만 조건이 크게 차이가 나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편의점 자체가 포화시장이기 때문에 신규 출점이 힘들어서 다양한 전략들을 세우고 있다”며 “결국 상품으로 차별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편의점마다 색다른 상품들을 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편의점의 매출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19∼2020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 대상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 13곳의 매출 비중이 대형마트, 편의점, 백화점 순으로 높았다. 편의점 3사의 매출이 백화점 3곳의 매출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약속이나 모임이 줄어들어 집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자 집 가까이에 있는 편의점을 이용하는 이들이 급증한 영향이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 매출 비중이 31%였고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 매출 비중은 28.4%였다. 지난해 편의점 3사 매출은 전년보다 2.4% 증가한 반면 백화점 3사 매출이 9.8%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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