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구속 사태 맞은 삼성, 사업적으론 3인 체제 유지하며 이재용 부회장 최측근 정현호 사장 역할 강조될 듯
최태원 대한상의 차기 회장 유력한 가운데 조대식·박정호 등 측근들 역할 주목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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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그룹의 오너가 바빠지거나 자리를 비우게 될 경우 주목받는 이들이 바로 2인자 그룹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오너들과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들은 주 결정권자의 경영공백을 최소화시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사태를 맞이한 삼성은 우선 사업적으로는 김기남 DS부문장(사장), 고동진 IM부문장(사장), 김현석 CE부문장(사장)이 이끄는 3인 체제가 건재해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 등 부문을 아우르는 주요 결정과 관련해 이 부회장의 옥중경영을 보좌할 역할이 필요한데 정현호 사업지원TF 사장의 역할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1990년대 중반 이 부회장과 함께 미국 하버드대 MBA에서 공부한 인연 때문에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한다. 이번에 이 부회장이 구속됐을 때도 가장 먼저 이 부회장과 만날 것이라고 예상됐던 인물이 이인용 대외협력사장과 더불어 정 사장이었다. 정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삼성합병 의혹 등과 관련해 소환조사를 받기도 했지만 삼성의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사업지원TF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내부경영과 관련해선 총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만큼, 내부단속에 힘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총수가 부재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그룹은 문제를 만들지 않도록 더욱 신경을 쓰게 되고 감사팀의 역할이 강조된다”고 분석했다.

상황은 삼성과 다르지만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을 SK그룹 역시 오너의 측근들이 주목받고 있다. 일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3연임한 조대식 의장이 최 회장의 대표적 측근이다. 조 의장은 최 회장과 동갑으로 초등학교(초등학교), 대학교 동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장과 더불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최 회장의 경영철학을 무리 없이 수행해 줄 인물로 꼽힌다. 박 사장은 지난 인사에서 그룹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부회장도 겸직하게 되면서 그룹 내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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