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권에도 배당성향을 최근 3년 평균 수준 유지 권고
삼성생명·화재 호실적에도 배당성향 낮춰
금융위 '주주 권리 침해' 지적에 “코로나19 극복 위해 필요하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산업국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용우 기자] 금융위원회가 은행지주에 이어 보험을 포함한 제2금융권에도 배당을 줄일 것을 주문했다. 금융위는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고 있어 금융업계가 이에 대비해야 한다며 배당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3일 ‘금융산업국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이같이 전하며 “2금융권에 대해서도 코로나 상황이라는 측면을 감안하고, 특히 보험은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는 측면들을 최고경영자(CEO)나 주주들이 잘 판단해서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이어 “예대업무를 하고 핵심적 인프라를 하는 은행과 지주 계열에만 (배당축소) 권고를 했고, 2금융권은 지주계열에서 간접적으로 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은행·카드·상호금융 등에는 특별히 권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보험업권에도 배당성향을 최근 3년 평균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권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방침에 따라 보험사들은 공시를 통해 예년보다 낮은 배당성향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29일 배당성향을 지난해 37%보다 낮은 35.5%로 결정한다고 공시했다. 삼성화재도 배당성향을 49.5%로 공시, 전년 56.2% 대비 낮은 수준으로 발표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3%, 17.3% 증가했지만 금융위의 권고 등으로 배당성향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 대형 보험사가 호실적에도 배당성향을 줄이면서 다른 보험사들도 금융위의 권고대로 배당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달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의결했다. 올해 6월까지 국내 은행의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낮출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위는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금융지주의 선제적인 자본확충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권 국장은 ‘배당 축소 권고가 주주들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하고, 외국인들의 금융주 매도를 유도한다’는 지적에 대해 “일반적인 상황이면 배당에 대해 이렇게 (축소 권고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을 온전히 보존하고 그 기능을 활성화,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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