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외국인 지분율 최근 50%대로 떨어져
코스피 3000시대에도 4대 금융지주 주가는 급락 중
정치권의 경영 간섭에 외국인 떠나는 모습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 추이 / 이미지=시사저널e

[시사저널e=이용우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금융지주를 떠나고 있다. 각종 규제에다 최근엔 정치인들의 경영 간섭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등 돌리게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당 축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금융지원 재연장, 이익공유제의 은행권 동참 등 리스크가 상존하는 가운데 외국인들이 국내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을 계속 줄일 경우 금융지주 주가의 추가 하락도 예상된다. 

◇외국인 지분율···신한은 50%대, 하나는 60%대로 하락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하나·신한금융지주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최근 2~3년 사이 매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나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들어 70%대 밑으로 떨어졌고, 신한지주는 50%대로 주저앉았다. 

이날 하나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67.18%를 기록하며 2019년 6월보다 2.88%포인트 떨어졌고, KB금융은 같은 기간 0.85%포인트 내려간 66.52%, 신한지주는 8.99%포인트 하락한 58.37%를 기록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다음해인 2018년도와 비교하면 하나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4.7%포인트, KB금융은 3.21%포인트, 신한지주는 11.47%포인트 떨어졌다. 

2018년과 2019년의 경우엔 각 금융지주 회장들이 해외 투자 설명회를 다니며 국내 금융 현황과 중장기 전략을 설명하던 시기였다. 2018년 7월 당시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2014년 11월 취임 후 처음으로 해외 주주와 기관투자자를 만나기 위해 싱가포르와 홍콩 등으로 출장을 간 바 있다. 국내 금융지주 주가가 모두 2018년부터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던 시기라 CEO가 직접 해외 투자자를 만나 주주가치 제고와 국내 시장의 변화를 설명해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등 정부 주도의 대출 규제가 시장에 발표되던 때라 해외 투자자들은 국내 금융사 투자에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국내 금융지주들은 2018년부터 배당성향을 확대해 주가 회복을 노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올해 금융감독원의 배당 자제 권고에 따라 배당을 줄여야 하면서 외국인으로부터 갈수록 투자 외면을 받는 상황이 됐다. 

4대 금융지주의 배당성향 추이 / 이미지=김은실 디자이너

◇최근 10거래일 간 4대 금융지주 주가 큰 폭 하락

현재 국내 금융지주의 주가는 크게 떨어지고 있다. 코스피 3000시대에서도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13일부터 27일까지 10거래일 간 12%, KB금융은 10%, 우리금융은 7%, 신한지주는 5% 떨어졌다. 반면 코스피는 지난 13일 3148.29%를 기록한 이후 27일(3122.56)까지 소폭 하락한 수준에 그쳤다. 

이런 현상에 대해 업계는 정치권에서 제기된 예대금리 인하 및 이자 중단, 이익공유제 도입 논의가 주가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한다. 예대금리 등에 대한 정치권의 권고가 은행의 자율경영을 해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되면서 투자자들의 은행 투자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해석이다. 

특히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도 국내 은행들의 신용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새로운 규제가 시행될 예정이라 대출 조이기에 따른 업계의 이자이익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올해 3월 말까지 예정됐던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에 대한 재연장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은행주 매력은 더 떨어지는 모양새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6일 제33차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하고 “중소기업대출에 대한 만기연장·상환유예와 같은 한시적 금융지원 조치의 재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은행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체율 상승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더 쌓게 되면서 순익 감소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정부에서 금융지원의 재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있어 대출지원과 함께 만기연장 등이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순익만 아니라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는 이유를 이런 점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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