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금융지주 임대수익 늘었는데···3대 지방금융 수입임대료 전년대비 10% 감소
투자부동산 가치는 늘어
“단골고객 유지하려 경기 침체에도 착한임대인 운동 적극 참여”

왼쪽부터 전북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본사 / 사진=각 사
왼쪽부터 전북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본사 / 사진=각 사

[시사저널e=이용우 기자] 지방금융지주들의 임대료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 대형 금융지주와는 다른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착한임대인 운동에 뛰어든 영향도 있지만, 지방 경기 침체에 따른 중소·자영업자의 경영난 등 복합적인 현상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영난에도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에 단골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임대료 감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지방 경기가 계속 악화돼 임대료를 못내는 임차인이 늘어날 수 있어 그만큼 지방금융권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BNK금융지주 수입임대료 20% 이상 감소

26일 금융권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대 지방금융지주(BNK·DGB·JB금융지주)의 작년 누적 3분기 기준 수입임대료는 12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8% 감소했다. 특히 BNK금융지주의 임대수익은 같은 기간 20.2% 감소한 20억원을 기록, 3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임대수익을 기록했다. JB금융지주의 임대수익도 7.6% 줄었고, DGB금융지주도 9.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수익은 줄었지만 3대 지방금융지주의 토지와 건물을 포함한 투자부동산 가격은 반대로 증가했다. 3대 금융지주의 투자부동산 공정가치는 작년 3분기 말 총 564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2% 증가했다. 그만큼 토지나 건물을 팔지 않고 반대로 매입하거나,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부동산 자산가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주 별로 보면 BNK금융의 부동산 공정가치는 2512억원으로 같은 기간 47.3% 증가, 3대 지방금융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DGB금융의 부동산 가치도 12.8% 늘어난 2246억원을 기록했다. JB금융만 같은 기간 23.5% 줄어든 888억원을 나타냈다. 

반면 대형 금융지주의 임대수익은 지방금융권과 달리 증가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의 수입임대료는 총 103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대 지방금융의 임대수익 추이 / 이미지=시사저널e

◇착한임대인 운동에다 ‘경기 침체’ 등 복합 요인 작용

지방금융지주의 임대수익이 줄어든 것은 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방금융들이 착한임대료 운동에 적극 동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지방 경기 악화에 따른 임차인들의 경영난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BNK금융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이어왔던 착한임대인 운동을 올 한 해 더 연장해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 BNK금융은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BNK저축은행 소유의 부동산 임대료를 50% 감면해 주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임차인은 지역 영세기업, 소상공인 등 120여 개 업체다. DGB대구은행도 착한임대인 운동을 올해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은행은 지난 6개월 간 대구·경북 건물에 입점한 소상공인에게 임대료를 50% 감면해줬다. JB금융도 작년에 계열 은행인 전북은행이 보유한 건물의 임대료를 6개월 간 30% 인하했다. 

업계는 지방 경기 침체도 임대수익 악화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소상공인만 아니라 지방에 거점을 둔 조선·자동차·화학산업 관련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 타격을 받으면서 임대료마저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지역 경기 악화는 지방은행들의 연체율에서도 나타났다. 5개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은행)의 대출 중 상환이 6개월 이상 지연된 대출액은 작년 3분기 들어 3830억원을 기록, 전년 말보다 4% 증가했다. 1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도 같은 기간 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의 경우 전체 대출 중 기업대출(소상공인 포함) 비중이 60~70%를 차지해 기업들의 경영난이 직접적인 임대수익 악화 원인으로 꼽힌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임대수익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지역 경기 침체가 심했던 요인이 클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지방은행들이 착한임대인 운동에 적극 동참한 이유는 정부의 동참 권유 외에 단골고객들이 자꾸 시중은행으로 이동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임대수익 감소가 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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