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예병태 사장, 사내게시판 통해 임금 지급 유예 소식 알려
판매 부진 및 부품 대금 현금 지급 이유

8일 오전 평택시청에서 열린 노.사.민.정 특별협의체 간담회에서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사진 맨왼쪽)와 정일권 노동조합 위원장(왼쪽 두 번째) 등이 경영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쌍용차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사진 왼쪽 첫번째). / 사진=쌍용차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쌍용자동차가 1~2월 임직원의 임금을 50%만 지급하기로 했다. 기업 회생을 신청한 이후 유동성 위기가 커지면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1월과 2월 급여를 부분적으로 지급하게 됐다”며 “최악의 상황까지 도래하게 돼 마음이 무겁고 면목이 없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지난달 기업회생을 신청한 뒤 일부 대기업 협력업체가 납품을 거부하며 납품 재개 조건으로 어음 대신 현금 지급을 요구해 유동성 자금이 고갈된 상태다.

예 사장은 “영세 협력업체의 경우 현금으로 자재 대금을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금 미지급으로 이들 업체가 부도로 이어질 경우 도미노식 부품 기반 붕괴는 물론 우리도 생산 자체가 파행을 겪는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달 만기 도래 어음 중 미결재분과 1월과 2월 어음 만기 일부 결제 등으로 자재 대금이 반드시 지급돼야 하는 점도 자금 수지가 급격히 악화된 이유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쌍용차는 오는 29일 1800억~2000억원 규모의 어음 만기가 도래한다. 쌍용차 부품협력사 모임 쌍용차 협동회는 지난해 10월부터 받지 못한 납품 대금이 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판매 부진도 자금 부족 원인이다.

예 사장은 “비수기를 고려해도 당초 계획보다 2000대 가까이 판매가 안되고 있다”며 “일부에서 자율구조조정지원인 ARS를 고려해 구매 수요가 떨어질지 예측하지 못했냐는 지적도 있지만,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3사가 동일하게 판매가 저조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일한 해결책인 새 주인 찾기도 난항을 겪고 있다.

쌍용차는 산업은행,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유력 투자자로 알려진 HAAH오토모티브와 협의체를 구성해 지분 매각을 논의 중이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쌍용차의 법정관리는 불가피하며, 중소 협력업체의 줄도산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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