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LED TV 출시에 LED 수요 급증
中 LED 칩 제작 및 패키징 업체 우세
루멘스·서울반도체 등 기술 확보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미니LED TV 신제품을 공개하며 차세대 TV 시대를 열었다. 국내 LED 업계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TV 완제품 업체들은 저가의 중화권 업체들 제품 중심으로 공급망을 꾸렸지만 미니LED TV 시장이 확대되면 서울반도체나 루멘스 등 국내 중견업체에도 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루멘스는 현재 베트남 LED 생산 라인을 미니LED 모듈 생산 라인으로 전환 작업 중이다. 주요 TV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미니LED 샘플을 공급한 상황으로, 향후 고객사 제품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을 결정할 계획이다. 루멘스 관계자는 “향후 고객사 수요에 따라 생산능력을 유동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연내 미니LED 사업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루멘스는 LED 칩 모듈과 패키징 전문 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1)을 통해 TV 백라이트유닛(BLU)으로 탑재되는 미니LED 기술을 소개했다. TV 뿐만 아니라 태블릿과 노트북 분야까지 미니LED BLU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노트북과 태블릿용 제품의 경우 0.3mm 수준의 얇은 기판 두께 구현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시장에선 루멘스와 함께 서울반도체가 미니LED 사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서울반도체도 이번 CES를 통해 마이크로LED 와이캅 기술과 함께 미니LED 와이캅 기술을 소개했다. 와이캅은 기존 BLU와 달리 패키징 없이 제작하는 기술로 LCD의 고질적인 문제인 빛샘 현상이나 시야각을 개선한다. 서울반도체는 아직까지 미니LED 관련 생산능력 전환 계획은 없지만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다. 자회사 서울바이오시스를 통해 칩을 만들고 서울반도체가 모듈로 제작한다.

올해를 기점으로 미니LED TV 시장이 열린다. 삼성전자는 네오 QLED TV, LG전자는 QNED TV를 올 상반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제품을 내놓은 3위 업체인 중국 TCL도 미니LED를 탑재한 신제품을 출시한다. 미니LED는 통상 100~3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작은 LED를 말한다. 이를 탑재한 미니LED TV는 기존 대비 광원 수와 디밍 영역이 늘면서 휘도와 명암비를 개선된다. 

시장조사업체 분석을 종합하면 올해 미니LED TV 시장 규모는 200만~400만대 규모로 형성하고 향후 3년 동안 성장할 전망이다. 전체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최근 QLED TV와 OLED TV의 연간 출하량이 900만~1200만대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TV BLU용 LED 시장은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성장이 둔화됐다. 미니LED는 돌파구로 여겨진다. 업계에 따르면 미니LED 시장은 올해 7억5800만달러(약 8300억원) 규모에서 내년 11억2700만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체 LED 시장에서 미니LED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4%대에서 오는 2024년 7%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선두 TV 제조사 입장에선 당분간 LCD TV를 고급화하는 방안을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따라 미니LED 칩과 패키징 시장도 맞물려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세계 LED 시장은 중화권 업체가 강세다. 저렴한 인건비와 함께 정부 차원 지원까지 힘입어 제품 가격 경쟁력이 높다. 삼성전자 역시 에피스타, 산안 등 대만과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미니 LED 칩 공급선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니LED TV 시장 수요가 확장될 경우 국내 모듈 및 패키징 업체에게도 기회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애플과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들을 중심으로 미니LED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요 LED 칩 공급사들이 부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봤다. 대만 에피스타와 중국 산안 등은 현재 4인치 웨이퍼 기준 월 수만개 단위의 미니LED를 생산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IT 기기와 TV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미니LED 가세로 LED 시장의 구조적인 공급 과잉 현상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선 중장기적으로 국내 LED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만 등 해외 시장에선 그간 정부 차원 LED 투자가 지속되면서 기존 LED 칩을 넘어 마이크로, 미니LED 등 차기 광원 기술 개발까지 힘 쏟는 반면 국내 시장은 수요 기업의 채용의지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중견업체들이 선제적인 투자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모듈 생산의 경우 기존 BLU를 만들던 업체들은 대체로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가격 측면에서 중화권에 비해 뒤처질 수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생산라인 자동화 설비 도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칩 생산의 경우 핵심 전용 장비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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