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문체부 장관 내정자 게임 관련 이력 전무

황희 문체부 장관 내정자 / 사진=연합뉴스
황희 문체부 장관 내정자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통상부 장관이 동시에 전격 교체되면서 게임업계가 중국 판호 발급 실무 작업이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게임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황희 문체부 장관 내정자가 부동산·도시전문가란 점에서 우려가 더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3개 부처 장관 인사를 단행했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는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는 황희 국회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는 권칠승 국회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게임업계는 지난 2019년부터 문체부를 맡아온 박양우 장관의 급작스런 퇴임에 놀란 분위기다. 박 장관은 과거 한국게임산업협회장으로 추대받았을 정도로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장관은 지난 2019년 열린 ‘대한민국게임대상’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는 등 게임에 대한 애정을 나타낸바 있다. 아울러 “게임은 질병이 아닌 건전한 여가문화”라며 게임산업과 관련해 규제 대신 진흥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추진해 왔다.

특히 박 장관이 게임산업과 관련해 중점을 뒀던 것은 중국 판호 발급 문제 해결이다. 판호란 중국이 자국에 출시되는 게임에 발급하는 일종의 서비스 인허가권이다. 게임 내 재화를 팔기 위해서 반드시 발급받아야 한다. 판호에는 크게 내자판호(중국 내 게임에 부여하는 판호)와 외자판호(해외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가 있다.

중국은 지난 2017년 3월 이후 국내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거부해오다가 지난해 12월이 돼서야 컴투스의 모바일게임 ‘서머너즈 워’에 외자 판호를 발급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한국게임학회는 “이번 판호 발급은 민간과 정부 협력으로 이룩한 성과”라며 “무관심이던 정부가 문체부는 박양우 장관 취임 이래, 외교부는 2019년말 이후 판호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평가했다.

게임업계는 장관 교체가 조만간 내부 조직 개편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갑작스런 조직 개편으로 인해 그동안 진행돼 오던 중국 판호 발급 실무 작업이 흔들리게 될 가능성도 주시한다. 외교부와 문체부는 양쪽 모두 중국 판호 발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처다.

한 게임사 대관업무 담당자는 “그동안 문체부 장관이 바뀔때마다 게임산업 관련 실무진도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럴때마다 매번 게임사들이 겪는 상황을 다시 설명하곤 했다. 정책이라는 것이 쭉 이어져야 하는데 자꾸 실무진이 바뀌다 보니 답답한 경험을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문체부·외교부 장관 교체로 인해 추가 판호 발급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중국은 과거 10분1 수준으로 판호를 발급하고 있다. 제한된 외자판호를 둘러싸고 각국이 쟁탈전을 벌이는 상황”이라며 “이런 중요한 시기에 갑작스런 장관 교체는 판호 관련 실무 작업들을 흔들리게 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까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게임업계는 황 문체부 장관 내정자가 부동산·도시전문가라는 점에서 게임산업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일지 걱정된다는 반응을 보인다.

황 내정자는 숭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도시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도시계획 전문가로 게임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특히 국회에 입성한 뒤에는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안정 및 서민주거복지TF 위원, 4차산업혁명위원회 스마트시티특별위원회 위원, 지방혁신균형발전추진단 위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는 등 대부분의 경력을 부동산 분야에서 쌓았다.

평소 판호 문제를 비롯해 게임산업 관련 이력이 전혀없는 만큼,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비롯해 문화체육 관련 활동 이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문체부 장관에 내정된 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향후 어떤 정책을 펼칠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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