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타적사용권 획득 경쟁 매년 치열해져
생보사는 삼성생명, 손보사는 현대해상 획득 횟수 가장 많아
업계 “배타적 사용 외에 광고 효과도 커”

삼성생명과 현대해상 본사 건물 / 사진=각 사

[시사저널e=이용우 기자] 보험업계의 ‘특허’로 여겨지는 배타적사용권 경쟁이 삼성생명과 현대해상을 중심으로 치열해지고 있다. 보험사마다 자사의 새로운 상품을 다른 보험사가 따라 만들지 못하게 하기 위해 배타적사용권 획득이 중요한데 이 제도를 두 회사가 가장 잘 활용한다는 분석이다. 최근엔 보험사들이 제판분리(제조와 판매조직의 분리)를 통해 판매보다는 상품개발에 전념하는 분위기라 업계의 경쟁은 올해 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업계선 삼성생명, 손보업계선 현대해상이 대표 주자

8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작년 보험업계의 배타적사용권 획득 건수는 총 23건으로 나타났다. 업권 별로 보면 생보사 7건, 손보사 16건으로 손보업계의 배타적사용권 획득이 더 많았다. 

배타적사용권은 보험업계의 ‘특허권’ 개념이다. 협회가 상품을 개발한 보험사에 일정기간 독점 판매 권리를 주는 것이다. 생·손보협회의 신상품 심의위원회가 새로운 담보위험, 제도 및 서비스 등을 평가해 독창적인 보험상품으로 평가할 경우 심사 결과에 따라 3~12개월까지 독점적 판매 권리를 부여한다. 

생보업계에선 삼성생명이, 손보업계에선 현대해상이 배타적사용권 취득 숫자가 가장 많았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GI플러스종신보험의 급부방식(3개월 보장)’, ‘S간편종합보장보험의 위험률(6개월)’ 상품에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으며 생보업계에선 유일하게 2건을 기록했다. 비록 ‘학교폭력피해보장특약' 상품은 기각됐지만 그만큼 삼성생명이 신청한 건수도 생보업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과 2018년도 보면 삼성생명은 ‘우리아이 올바른 성장보험(6개월)’, ‘간편종합보장보험 건강하고 당당하게(3개월)’, ‘확정급여형 퇴직연금보험 보너스 이율 변동형 펀드(6개월)’, ‘치아보험 빠짐없이 튼튼하게(6개월)’, ‘종합건강보험 일당백(기각)’ 등 총 5건을 신청해 4건의 배타적사용권을 취득했다. 3년 동안 생보업계의 배타적사용권 신청 중 삼성생명의 신청 건수는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작년 손보업계에서 가장 많은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손보사는 현대해상이다. 3개 상품에서 7건을 부여받았다. ‘내가 지키는 내 건강보험’에서 3건, ‘굿앤굿 어린이 종합보험’과 ‘건강한 심혈케어보험’에서 각각 2건의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았다. 이 밖에 손보업계에선 삼성화재가 작년 3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고 KB손보(2건), DB손보(2건)가 배타적사용권을 얻었다. 

◇배타적사용권 획득 경쟁 갈수록 치열해져

업계의 배타적사용권 획득 건수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손보업계의 획득 건수가 많아지고 있다. 전체 보험사의 배타적사용권 획득 건수는 2018년 18건, 2019년 20건, 2020년 23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다만 업권별로 보면 손보사는 늘고, 생보사는 줄었다. 2019년과 2020년을 비교하면 손보업계의 배타적사용권 획득은 11건에서 16건으로 늘었고, 생보는 9건에서 7건으로 줄었다. 업계는 배타적사용권이 기존 상품과 구별되고 새로운 급부 방식 및 서비스를 적용한 점이 인정될 경우 권한이 주어지고 있어 그만큼 건강일반·자동차·장기보험 등 취급하는 보험 상품이 많은 손보업계가 더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놓고 다른 보험사에서 똑같은 상품이 만들어지는 상황을 피할 수 있어 배타적 권리 획득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아울러 한시적으로 단독 판매를 하다보면 배타적사용권 기간이 끝나도 홍보 효과를 계속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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