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3거래일만에 3000선 돌파···개인투자자 2조원 순매수
주식매수 대기자금 68조원 돌파···신용융자도 20조원 육박
"3000선 넘어 상승세 지속" vs "단기과열에 따른 일시조정 불가피"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코스피가 새해 3거래일만에 3000선을 넘어섰다. 코스피 질주 배경에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주식시장 참여가 원동력이 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어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단기급등에 따른 과열 논란도 여전히 그치지 않고 있다.

◇ 동학개미, 코스피 3000 시대 열다

6일 코스피는 오전 개장하자마자 역대 최초로 지수 3000선을 돌파했다. 2007년 7월25일 2000선을 처음 돌파한 이후 약 13년5개월여 만이다.

앞서 코스피는 새해부터 3000선에 빠르게 다가갔다. 새해 첫 거래일이었던 4일 하루동안에만 무려 70.98포인트(2.47%) 급등한 2944.45로 장을 마쳤고 5일에도 46.12포인트(1.57%) 상승한 2990.57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4일 2028조원을 넘어섰고 5일에는 2056조원으로 불어났다.

코스피3000 시대를 연 주인공은 개인투자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4일 1조31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데 이어 다음날인 5일에도 728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이틀동안 무려 1조759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날도 개장 20분만에 386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3000선 돌파를 이끌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5일 26조2635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직전날인 4일 24조726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는데 다음날 바로 다시 기록을 새로 쓴 것이다.

증권사에는 주식을 사려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8조287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31일에는 65조5227억원이었는데 5일만에 3조원이 추가로 유입됐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으로 주식을 매수하기 위한 대기자금이다.

증시를 끌어올리는 유동성의 힘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열풍으로 지난 4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9조3523억원까지 지난해 말일보다 1300억원 가량 늘어났다. 1년전인 2020년 1월3일자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9조3769억원으로 지금의 절반 수준이었다.

◇ 코스피 전망 ‘줄상향’···‘단기과열’ 시선도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서 당분간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4일 올해 코스피 상단 전망치를 기존 2850에서 3300으로 올렸다. 대신증권 역시 이날 ”코스피가 중장기 상승추세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단기 과열(오버슈팅)국면이 전개되고 있다“며 1월 코스피 범위를 2650~3040으로 제시했다.

코스피 상승세가 수년간 장기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에 주가수익비율을 계산해 적정가를 구하던 시기는 이제 지나갔다“며 ”미국 증시에서 성장주 시대가 도래했던 과정처럼 국내 증시 역시 비슷한 과정을 겪으면서 장기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일시적 조정을 전망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현재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시가총액 총합은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선 상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쉬지 않고 계속 상승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좋을 수 있지만 과도한 상승으로 인한 부작용은 커질 것“이라며 ”단기 투자심리나 수급변화로 인한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할 때“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3월16일 공매도 거래가 재개되면 1차 조정이 올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증시가 급락하자 공매도를 6개월 동안 중지시켰고 9월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제도개선을 이유로 재개시한을 6개월 더 연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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