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올해 이슈 18일 선고 결과에 달려
정의선 현대차 회장 지배구조 개편 및 미래차기술 관련 추가 인수합병 여부에 관심
최태원 SK 회장 대한상의 회장 맡을지 주목
구광모 LG 회장 본격적으로 본인 색깔 드러내는 한 해 될 듯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 사진=연합뉴스 및 각 사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 사진=연합뉴스 및 각 사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올 2021년은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 총수들에게 각각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및 그룹과 관련한 현안들이 산적한 가운데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주어진 과제 해결에 역점을 둘 전망이다.

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부회장의 올해 계획은 사실상 오는 18일 이후 확정된다.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이 이날 열리기 때문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이날 만약 구속되게 된다면 지난 이 부회장 구속 때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는 경영상 영향이 불가피하다. 회장 승진과 같은 주요 작업도 모두 미뤄질 공산이 크다.

반대의 결과가 나오게 될 경우 이 부회장은 바쁜 한해를 보내게 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빅딜 등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무엇보다도 우선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 ‘삼성생명법’ 통과로 삼성생명이 자산 3%를 초과하는 만큼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한다. 이럴 경우 생길 수 있는 지배력 공백을 이 부회장이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지배구조 개편은 고(故) 이건희 회장 상속과 맞물려 이뤄지게 된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 지분 상속이 마무리되면 이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일가가 국내 주식부호 1~4위를 차지하게 된다. 허나 1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세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주식분배와 함께 세 남매가 어떻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만들어갈지 관건이다.

이와 관련한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이 부회장은 미뤄왔던 회장 승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일단 오는 18일 법적리스크를 털게 된다면 이 부회장에게 2021년은 진정한 이재용 체제 구축에 나서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②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의선 회장과 관련해 올해 최대 관전포인트는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우선 일단 미래차 기술과 관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여부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장은 “올해는 미래먹거리 플랫폼 선두그룹으로 나서기 위한 현대차의 행보가 가속화 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정의선 회장은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와 같은 합종연횡에 활발하게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가적으로 글로벌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출시하는 전기차 아이오닉5이 시장에서 얼마만큼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소전기차 개발에 집중했던 현대차는 전기차 부문에선 상대적으로 선두그룹이라는 평가는 받지 못했는데, 이번 아이오닉5가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줄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더불어 정 회장 역시 이재용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진행해갈지 주목된다. 2018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시도가 엘리엇 제지로 실패한 이후 현대차는 계속해서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고리를 어떻게 끊고 지배구조를 개편하느냐가 계속해서 미룰 수 없는 정 회장의 남은 숙제다.

현재로선 과거 꺼내들었던 개편안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③ 최태원 SK 회장

최 회장의 올해 가장 주목되는 포인트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을지 여부다. 사실상 수락한 것과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의 발언이나 행보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해석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최태원 회장은 ESG, 사회적 가치 등과 같은 화두를 던지며 재계의 맏형이라는 인상을 주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차기 대한상의 회장 자리는 만만찮은 자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박용만 회장과 달리 이번 정권 뿐 아니라 차기 정권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고, 또 공정경제 3법이 통과된 시점에 재계 입장을 확실하게 전달해야 한다. 박 회장은 현 정권과 나쁘지 않은 협력 행보를 보여 왔지만 결국 공정경제 3법 통과를 목격해야 했고, 이에 대한 서운했던 마음을 표현한 바 있다. 차기 대한상의 회장도 쉽지 않은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더불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진행 중인 이혼 소송이 어떻게 진행될지 여부도 올해 최 회장과 관련해 주요한 변수 중 하나다.

사업적으론 비교적 무난한 흐름이 예상된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SK하이닉스는 당분간 상승곡선을 계속해서 탈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이노베이션 환경 이슈와 맞물려 친환경 중심 변화를 꾀해야 할 전망이다. 또 주력사업 중 하나인 SK텔레콤이 ‘탈(脫)통신’을 어떻게 이뤄내고 매출도 챙길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포인트다.

④ 구광모 LG 회장

구광모 회장에겐 올해가 본인의 색깔을 가장 제대로 드러낼 첫 해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주근 대표는 “구광모 회장의 올해 신년사를 보면 공격적 메시지보단 가치를 강조했는데, 이는 친정체제가 완전히 구축됐고 체제가 안정화됐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체제가 완료된만큼, 신사업을 벌이고 본인의 색깔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CEO는 본인의 입지가 불안정할수록 공격적 메시지에 치중한다고 한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고객을 촘촘히 쪼개서 보며 세분화한 고객별로 각각의 니즈를 깊고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고객을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니즈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구 회장은 4대그룹은 물론, 전체 대기업집단을 놓고 보더라도 젊은 총수다. 그런 만큼 시간을 두고 지금까지 체제를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색을 드러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삼촌인 구본준 LG고문가 계열분리로 LG에서 떨어져나가게 되면 더욱 본인의 날개를 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평가다.

사업적으론 B2B(기업간거래) 기업으로서의 전환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과 더불어 향후 자동차 전장사업의 성장과 관련해 구 회장이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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