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북한 당국 12월 초 비공식 화상회의···적대정책 철폐 요구”

북한이 9월 하순 북미 대화를 제안하면서 한동안 멈췄던 북한 비핵화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br>​​​​​​​/ 사진=셔터스톡
북한 당국이 최근 유럽의회와의 접촉에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 사진=셔터스톡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북한 당국이 최근 유럽의회와의 접촉에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출범을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대미 메시지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 시간)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 11월 미국 대선을 며칠 앞두고 독일 베를린 주재 대사관을 통해 유럽의회 측과 접촉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주베를린 북한대사관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후 런던 대신 북한의 대유럽 관계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당시 한반도 문제 관련 위원회에 접근해 화상 회의를 제안했다. 이후 루카스 만들 유럽의회 한반도관계 대표와 베를린 주재 북한 대사가 지난 12월 초 비공식 화상 회의를 가졌다. 이번 회의에서 북한은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한다면 튼튼한 관계를 구축하고자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 가량 진행한 북한 대사는 이 같은 내용을 수차례 언급했다고 WSJ은 전했다. 또 북한은 이르면 내년 가을에 대표단 교류를 하고 싶다는 희망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면담과 관련해 만들 회장은 북한과의 접촉 사실을 확인해 줬으나, 주베를린 북한대사관 측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올해 들어 코로나 대유행 등으로 인해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대부분 끊은 상태에서 유럽의회와 대화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현지에선 북한이 유럽의회를 통해 단절 상태인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바이든 캠프 측에 협상 의사를 전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미국 대선 이후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승리가 공식화됐음에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향후 바이든 행정부와의 협상을 위한 포석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 측의 공식적 입장이 이달 초 예정된 제8차 당 대회에서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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