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 공정위 요기요 매각 조건 수용 ···매물로 나온 업계 2위 사업자, 거론되는 인수 후보들은 모두 선긋기
향후 쿠팡이츠와 배민 간 경쟁 구도도 점쳐져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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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박지호 기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 인수를 위해 요기요를 매물로 내놓으면서 국내 배달앱 업계 순위 변동이 점쳐지고 있다. 3위까지 치고 올라온 쿠팡이츠와 4위 위메프오의 약진과 더불어 1위 배달의민족이 현재보다 점유율이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결국 국내 배달 시장이 배민과 쿠팡 간 경쟁이 될 것으로 점치는 시각도 있다. 

지난 2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DH가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주식 약 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는 동시에 DH에게 요기요 운영사인 DHK(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지분(100%) 전부를 매각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배민-요기요간 경쟁관계는 유지하여 소비자 후생을 증진하고 혁신경쟁을 촉진하는 동시에 DH와 우형간의 결합은 허용해 DH의 기술력과 우형의 마케팅 능력의 결합 등 당사회사간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는 달성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매각 시한은 6개월이다. 다만 공정위는 6개월 내 매각을 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될 경우 6개월 범위 내에서 기간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DH가 공정위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요기요는 시장 매물로 나오게 됐다. 몸값이 2조원대로 추정되는 요기요의 인수 가능 주체로 오르내리는 업체는 쿠팡, 네이버, 카카오 등이다. 쿠팡은 자사 쿠팡이츠로 국내 배달앱 3위 사업자까지 치고 올라온 상황이며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주문하기 서비스를 운영 중이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가 요기요 인수를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2위 사업자 진입이 가능한 것이다. 

만약 IT(정보기술) 대기업이나 유통 대기업이 요기요를 인수할 경우, 채널 플랫폼 경쟁력으로 현재 요기요 점유율(2019년 거래금액 기준) 19.6%보다 크기를 더 키울 수도 있다. 다만 거론 업체들 모두 요기요 인수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업계에서도 이들 업체의 요기요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본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쿠팡은 다른 회사를 인수해서 사업을 키우지 않았다. 이미 자체 역량으로 쿠팡이츠를 3위까지 키운 상황에서 굳이 2조원을 들여 요기요를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DH가 DHK 지분 매각을 완료할 때까지 요기요 서비스 품질 등 경쟁력 저하를 막고 매각 대상 자산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현 상태를 유지토록 했다. 또 요기요와 배달통을 분리·독립 운영하고, 소비자에 대한 매월 전년 동월 이상의 프로모션 금액을 사용하라고 밝혔다. 배달앱 연결·접속 속도, 이용자 화면 구성, 제공 정보항목 등 변경 및 결합당사회사 계열 배달앱으로의 전환 강제 또는 유인 금지 명령도 내렸다. 

다만 이같은 조치에도 요기요 점유율이 줄어들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배민과 언더독인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 사업자가 덩치를 빠르게 불리고 있어서다. 실제 쿠팡이츠는 현재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세종, 부산, 대전, 울산으로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나섰다. 이미 전국 단위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 위메프오는 수수료 정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결국 DH와 손잡은 배민 점유율이 더욱 오를 것”이라면서 “마케팅비를 이전처럼 쓴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시국이 겹쳐 현재 배민과 쿠팡이츠 점유율이 동시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 요기요 존재감이 희미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쿠팡이츠 점유율이 많이 올라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요기요와 주문수 차이가 2배 이상 나기도 한다. 동시에 배민도 늘었다”면서 “배민과 쿠팡 간 대결 구도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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