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맞아 홈파티 식료품, 주류 판매 마케팅 활발
감염병 장소와 사람 가리지 않는다는 점 고려해야

[시사저널e=박지호 기자] 감염은 장소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연말을 맞아 넘쳐나는 홈파티 마케팅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함께 사는 가족 간 접촉이야 불가피하다지만, 지인들과의 홈파티는 과연 외출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연말을 맞아 유통업계가 홈파티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식당 운영 시간이 저녁 9시로 제한되고 호텔 투숙률도 50%로 제한되면서 사실상 연말 모임이 불가능해지자 홈파티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각종 주류와 식료품 할인 행사가 진행됐고, 연말 파티용 스페셜 패키지도 등장했다. 모두가 ‘홈파티족 겨냥’을 주창하고 있다. 

실제 배달과 편의점, 온라인 등 대다수 유통채널에서 홈파티 관련 상품 매출이 증가하기도 했다. SNS에도 홈파티 관련 사진과 글이 다수 게시됐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마냥 낙관할 순 없다. 코로나19 감염은 지인과 지인이 아닌 사람을 가리지 않아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8일 서울시청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가정 방역에 유의해줄 것을 당부하며 ”지난 한 달 동안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확진자 중 약 25%는 가족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역학조사 결과 대부분은 사회 활동이 활발한 40∼50대가 먼저 감염된 후 가정 내로 전파되는 패턴을 보인다”고도 말했다.

앞서 중대본 역시 숙박시설, 파티룸 주관의 파티 및 행사와 개인 주최 파티 역시 취소를 권고한 바 있다. 5인 이상의 사적 모임이나 파티를 취소하고 파티룸은 집합금지 조치했다. 아울러 숙박시설 객실 정원 관리와 개인 주최 파티 적발 시 퇴실 조치한다는 안내문을 내걸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정부의 모든 지침은 홈파티가 연말 모임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가리키고 있다. 다만 집은 사적 공간인 만큼, 음식점과 숙박시설과 달리 강제로 집합을 금지할 수 없다. 오직 개개 시민들의 방역 의식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외출은 안전의 반대말이다. 동시에 가정 또한 안전한 공간이 아니다. 아직 연말연시가 지나지 않았다. 내집단 감염의 위험은 상존한다. 올해 내내 매출 타격을 입은 유통업계로서는 홈파티족을 잡아서라도 피해를 만회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피할 수 있는 만남은 잠시 유예하는 감염병 시대의 덕목에 대해서도 동시에 생각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