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축소' 은행주 대안으로 증권주 배당 매력 부각···5% 이상 배당수익 가능
지배구조, 배당 성향과 직결···삼성증권·현대차증권 배당 기대↑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을 거느린 금융지주들을 대상으로 배당금 축소 압박에 들어가면서 은행주 대신 증권주로 배당투자자들의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주는 배당에 적극적이다. 특히 올해는 동학개미 열풍에 따른 증시활황으로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배당여력이 한층 넉넉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증권사별로 지배구조에 따른 배당성향에서 차이가 존재하고 사업환경도 다르기에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고배당’ 증권주 투자 매력↑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말 배당 시즌을 맞아 증권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를 근거로 은행계 금융지주사에 낮은 배당성향을 권고하면서 증권주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통상 주식 1주당 배당금을 나타내는 배당수익률이 5% 이상이면 초고배당주로 분류된다. 4% 이상은 고배당, 3% 이상은 배당주라고 평가받는다. 증권주들은 초고배당주 아니면 고배당주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2020년 회계연도 국내 주요증권사들의 예상 주당배당금(DPS·보통주 기준)은 대부분 지난해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종가기준 배당수익률이 5.24%로 가장 높았고 NH투자증권이 5.05%로 뒤를 이었다. 메리츠증권 역시 5%에 육박했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은 초고배당주로 분류될 수 있는 수준이다.

과거 시가배당률을 살펴봐도 증권주는 배당 매력이 뛰어나다. 시가배당률은 주주명부폐쇄일 2매매거래일전부터 과거 1주일간의 거래소시장에서 형성된 최종가격의 산술평균가격에 대한 1주당 배당금의 백분율을 말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배당락일 이전 7거래일 종가평균 대비 배당금이다.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대신증권의 시가배당률은 8.1%로 가장 높았고 현대차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부국증권, 메리츠증권의 시가배당률도 5%를 넘었다. 한국금융지주 교보증권 유화증권, 한양증권 등도 4%이상의 고배당주였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의 시가배당률도 3% 이상을 기록했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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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배구조와 실적이 변수

증권사들은 올해 동학개미와 증시활황으로 호황을 누리면서 대부분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은행주로 불리는 금융지주와 달리 증권주는 해당 증권사에 따라 배당에 대한 태도가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의 핵심 배경으로는 지배구조가 꼽힌다.

증권사가 오너일가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는 경우에는 비교적 배당에 적극적이다. 배당자금이 증권사 오너일가의 경영권 승계와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반면 키움증권처럼 오너일가가 증권사를 여러 단계에 걸쳐 지배하고 있을 경우에는 단계를 거칠수록 전체 배당에 대한 오너일가의 몫이 급격히 희석되기에 배당성향에 소극적이다. 키움증권의 배당성향은 10%대로 타 증권사보다 10%p이상 낮다.

삼성증권과 현대차증권의 경우 배당금희석 우려에도 향후 배당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속세 마련과 정의선 현대차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개편을 위해서는 ‘영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삼성생명이 29.39% 등 특수관계인이 29.82%를 들고 있고 현대차증권은 현대자동차가 27.49%, 현대모비스가 16.99%, 기아자동차 4.90% 등 특수관계인이 총 49.46%를 들고 있다.

실적성장도 눈여겨봐야할 요소다. 한국금융지주와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교보증권 등은 올해 실적이 부진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배당금 확대에 대한 기대가 낮은 편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실적성장에도 배당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전년보다 31.5%가 늘어난 47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배당은 전년과 동일한 주당 500원을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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