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학 중앙회 상무, 이성희 중앙회장과 같은 경기 출신···은행 부행장 등 경험
지주 부사장, ‘은행장 코스’ 주목···은행 수석부행장·상호금융대표 등도 거론

사진 왼쪽부터 차례대로 권준학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상무와 김형신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이재식 농협상호금융 대표/사진=농협중앙회 및 농협금융지주
사진 왼쪽부터 차례대로 권준학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상무와 김형신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이재식 농협상호금융 대표/사진=농협중앙회 및 농협금융지주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손병환 NH농협은행장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선임으로 또 다시 공석이 된 농협은행장 자리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협금융 임원추천위원회는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를 시작할 방침이며 내부 임원들 중에서 최종 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부행장 출신의 권준학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상무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김형신 농협금융 부사장과 장승현 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등도 주요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2일 농협금융그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농협금융 임추위는 이날 차기 농협금융 회장 후보로 손병환 현 농협은행장을 추천하면서 차기 농협은행장 후보에 대한 논의도 함께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월에 이어 올해에만 두 차례 경영 공백이 발생하게된만큼 임추위는 연내에 바로 차기 은행장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행은 앞서 지난 3월 이대훈 전 은행장의 사임으로 약 20일동안 경영 공백을 겪은 바 있다.

차기 은행장은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 농협은행의 내부 임원들 중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부 관료 출신이 주로 선임됐던 농협금융 회장과는 달리 농협은행장은 모두 농협 내부 출신 인사들이 맡아왔다.

현재 가장 유력 후보로 꼽히는 이는 권준학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상무다. 권 상무는 평택고와 경희대를 졸업한 후 농협 평택군지부에 입사하며 농협에 처음 발을 들였다. 농협 권선동지점장, 평택시지부장, 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 마케팅부장, 경기본부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경기권 인사다. 같은 경기권 출신인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협은행 부행장으로 있던 권 상무를 중앙회 내 핵심부서인 기획조정본부로 불러들인 인물도 이 회장이다. 당시 권 상무의 선임은 이 회장의 취임 직후 첫 인사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권 상무는 농협은행에서 퇴직연금부장, 개인고객부장 등도 역임해 지역 영업뿐만 아니라 은행 전체 경영 전략 부문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권 상무 외에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로는 김형신 농협금융 사업전략 부사장, 장승현 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등이 있다.

김 부사장은 목포고등학교와 중앙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농협은행 전략기획단장, 농협중앙회 안전총무부장, 인사총무부장, 서울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농협금융 부사장으로서 그룹 내 글로벌사업을 총괄하며 중국 공소그룹, 미얀마 투(HTOO)그룹과 합작사업 등을 추진했으며 현재 NH투자증권 비상임이사로도 재직 중이다.

최근에는 김인태 농협금융 부사장과 함께 NH농협생명 사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농협생명 사장에는 김 부사장이 선임됐다. 김주하 전 은행장부터 이경섭 전 은행장, 손병환 현 행장까지 지주 부사장에서 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사례가 가장 많기 때문에 김 부사장의 선임을 예측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장 부행장은 동아고등학교,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나온 영남 출신 인사로 농협중앙회 경남검사국장과 경남경영지원부장 등을 지냈다. 농협은행에서는 재무관리단장과 마케팅전략부장, 종합기획부장 등을 주요 요직을 역임했다. 올해 초 농협은행의 2인자인 수석부행장 자리에 올랐으며 이대훈 전 행장 사임 후 한동안 직무대행체제를 이끈 경험이 있다. 당시 차기 은행장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짧은 부행장 경력 등으로 인해 최종 선임까지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대훈 전 은행장의 사례처럼 농협상호금융에서 은행장이 깜짝 배출될 가능성도 있다. 이재식 현 농협상호금융 대표는 경북대학교를 졸업한 경북 출신 인사다. TK(대구·경북)지역은 경기권과 함께 이성희 중앙회장의 대표적인 지지기반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농협중앙회 회원종합지원부장과 준법지원부 준법감시인, 대구농협지역본부장, 농협중앙회 미래경영연구소장 등을 역임했으며 이 회장 취임 이후 상호금융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농협금융 내 관계자는 “현직 은행장을 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한 것은 차기 은행장에 대한 구도도 어느정도 그려놨다는 의미”라며 “농협 내 인사의 특성상 중앙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 인사를 중심으로 검증을 거친 후 빠르게 후보를 추천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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