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으로 자산 가격 상승 예상
유동성 줄어들며 자산 가격 하락 전망도
백신 부작용 시 경기 회복 더뎌져 자산 버블 붕괴 가능성

정부가 2000만 회분을 구매하게 될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의 일러스트. / 사진=AFP 자료사진
정부가 2000만 회분을 구매하게 될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의 일러스트. / 사진=AFP 자료사진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풀렸던 자금으로 형성된 자산 버블이 더욱 심해지거나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실물 경제와 자산 시장 간 간극이 벌어지면서 실물 경제가 기대에 못 미치게 되면 자산 시장이 결국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부터 주가가 급등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백신 개발에 대한 뉴스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자산 시장이 더 요동치고 있다. 희망과 함께 당분간은 경기 부양책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중에 많은 돈을 뿌렸는데 나중에는 이것이 빚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빚을 내서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한 이들이 많기 때문에 작은 변화에도 자산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실물 경제에 대응하는 체력은 약해진 탓이다.

세계적인 투자가들도 이를 경계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투자 자문사 브리클리어드바이저리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에 따른 미국 주식시장의 낙관론이 ‘닷컴 버블’ 당시와 흡사하다고 경고했다.

백신이 효과가 있어서 경제가 회복되면 자산 가격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와 함께 백신의 효과로 실물 경기가 좋아지면 경기 부양책을 줄일 가능성이 높아져 자산 시장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백신의 등장이 부동산, 주식 등 자산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앞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8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조만간 백신 보급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외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짐에 따라 자산 가격이 동반 상승할 수 있고, 자산 가격 상승 기대 심리까지 더해질 경우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어 자산시장 이상과열 가능성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반대로 백신이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심할 경우에도 경기 회복이 더뎌지면서 자산 버블이 붕괴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 지수는 급락하고 서울 아파트 가격도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현재 미국 주가 버블이 1929년 대공황 직전을 넘어섰으며 2000년 닷컴 버블이 터지기 전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11일 한국은행은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자산 가격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보고서에는 한은은 “코로나19 재확산과 이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 자산 가격 조정 가능성, 취약기업 신용위험의 현실화 가능성 등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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