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독서모임·독서기록 플랫폼 '리더스' 개발···출시 1년 만에 독자 8만명 모여
"누구나 만날 수 있는 독서 플랫폼 되는 것이 목표···독서 데이터·IT기술 기반으로 책2.0 시장 만들고파"

[시사저널e=차여경 기자] 누구나 책장 속 읽지 못한 책이 꽂혀 있다. 마음을 먹고도 바쁜 현실에 치여 읽지 못한 책도 수십권이다. 윤영훈 아씨 대표는 ‘사람들이 함께 책을 읽는다면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람들의 여가 시간에 독서를 추가하기 위해서는 편하게, 좀 더 자주, 책임감 있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했다.

어시스턴트(Assistant)의 앞글자를 따온 스타트업 ‘아씨’는 온라인 독서모임 플랫폼 ‘리더스’를 개발했다. 리더스는 온라인 북클럽과 독서기록 등을 제공하고 있다. 리더스 앱에 책과 주제가 올라오면 멤버들은 참가비와 디파짓(보증금)을 내고 책읽기에 참여한다. 책을 꾸준히 읽을 수 있는 미션도 제공한다. 북메이트가 독서모임을 개설할 수도 있다. 주로 사람들의 관심사 데이터를 모아 책을 정한다.

윤 대표는 자신의 키워드가 책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책을 많이 읽었고, 이제는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사람들의 여가생활 니즈(Needs)를 끝없이 고민하고 있는 윤 대표를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아산나눔재단 마루180에서 만났다.

◇ 피트니스트래커부터 리더스까지···자기계발 니즈(Needs)를 고민하다

윤 대표는 6년 전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전거를 타다가 첫 사업 모델을 떠올렸다. 그는 영화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조수 ‘자비스’처럼 자전거의 속도나 운동량을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구상했다. 지금은 갤럭시 워치, 애플워치 등 운동량과 심박수 등을 체크해주는 기계가 많지만 당시에는 대중화되지 않았다.

“6년 전만 해도 인공지능, AI를 이야기하면 주변에서 그게 뭐냐고 물어봤다. 당시에는 머신러닝도 기계학습이라고 불렀다. 운동량을 체크해주는 피트니스 트래커를 만들었지만 마케팅, 비즈니스모델 구축, 경영전략 등 배워야할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수아랩 등에 취업해 창업에 필요한 것들을 익혔다. 아씨 창업 전에는 목표 달성 플랫폼 ‘챌린저스’ 개발에 함께했다. 자기계발 앱을 만든 경험이 리더스에도 영향을 줬다.”

아씨도, 리더스도 아직은 초기단계 스타트업이다. 윤 대표는 특히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큰 고민이다. 최근 독자들이 책을 효율적으로 읽게 만드는 방법을 가장 고민 중이란다. 사실 리더스의 탄생은 윤 대표 집에 놀러온 친구로부터 시작됐다.

“집에 책이 적지 않게 있다. 친구가 한번 집에 놀러와서 ‘나도 이 책 읽어보려고 했다’고 말하더라. 그렇게 독서모임이 만들어졌다. 1권당 디파짓을 걷고 독서를 인증하면 돈을 돌려주는 형식이었다. 독서모임을 하다보니 책에 대한 질문을 공유하는 플랫폼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 리스트나 기록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도 없었다. 또 독서 스터디를 같이 하자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돈을 환급해주는 구조가 번거로워졌다. 환급을 쉽게 해주는 플랫폼도 구상했다. 코딩을 배우고 있던 때라 온라인 독서 플랫폼인 리더스의 운영 웹사이트를 만들게 됐다.”

윤영훈 아씨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아산나눔재단 마루180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최기원 PD
윤영훈 아씨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아산나눔재단 마루180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최기원 PD

◇ 리더스는 모임아닌 '책'에 방점···IT기술과 책이 접목된 독서 시장 만들고 싶다

독서 모임은 10년 동안 SNS서비스가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성장했다. 윤 대표도 ‘독서’와 관련된 모임이 사람들을 쉽게 모을 수 있고,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좋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독서 모임이 더 주목을 받았다. 리더스도 출시 1년 만에 사용자 8만명을 모았고, 앱스토어에서도 독서분야 평점 4.74를 유지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기존 오프라인 독서 모임과의 차별점을 묻는다. 리더스는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기존 독서 커뮤니티들은 ‘모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리더스는 ‘책과 배움’ 방점이 찍혀있다. 리더스가 갑자기 ‘리더스 운동 모임’을 모집하면 이상해지지 않겠나. 리더스는 온라인에서 어떤 책을, 어떤 사람과 읽고 이야기할 것인지에 집중하는 앱이다.”

리더스는 종이책, 전자책(E북) 등 책의 형태와는 상관없이 모든 책에 대한 모임을 열고 있다. 리더스는 독자들의 밀도가 높은 서비스다. 실질적으로 책을 읽는 사용자의 비중이 높다. 출판사들이 리더스앱에 광고 문의를 할 때도 있지만, 윤 대표는 출판사와 다른 협업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현재 도서출판산업은 독서 데이터가 부족하다. 책 구매 데이터는 유통채널인 온오프라인 서점에만 전달된다. 리더스는 반대로 독자들의 독서 데이터가 많이 모이는 플랫폼이다. 리더스도 플랫폼도 훗날 직접 책을 유통하는 등 사업이 커질 수 있다. 이 독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출판사와 협업하고 싶다."

2021년이 한달 가량 남았다. 윤 대표는 내년에 리더스가 ‘누구나 만날 수 있는’ 온라인 독서모임과 독서기록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1000만명이 넘는 독서기록 데이터를 보유하고 싶다는 것이 윤 대표의 설명이다. 학교나 회사에서도 리더스 앱을 변형해 사용할 수 있는 B2B(기업 간 거래) 독서 플랫폼도 구상 중이다.

“그동안 IT기술이 주도해 산업이 바뀌었다. 하지만 독서 시장은 돌이켜보면 IT기술이 들어간적은 없다. E북은 종이책의 형태가 바뀐 것이다.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발명했을 때 책이 한 차례 성장했다. 책이 대량생산되며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제는 IT기술이 접목돼 책 2.0시대가 올 것이라고 팀원들과 자주 이야기한다. 아씨도 새로운 독서 시장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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