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달러 안팎이던 철광석 시세 톤당 150달러에 거래···원가부담 가중
수요개선···매출 오르겠지만 실익하락 우려 “전방산업체 이해 필요”

/그래픽=시사저널e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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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포스코·현대제철 등 이른바 ‘철강우량주’가 주목받고 있다. 전기·수소자동차 보급 확대에 발맞춰 주요 철강사들이 에너지 사업영역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역시 상승세다.

정작 철강업계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원가상승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미래가치와 당면한 과제 간 상당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국제 철광석 시세가 8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 기록 중이다. 톤당 150달러에 육박한다. 70달러 안팎에 거래됐던 예년의 두 배 수준이다.

가격상승은 올 초부터 지속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광산지역의 확진자 증가에 따른 생산량 절감으로 100달러 이상에 거래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중국 내 수요급증에 145달러를 넘어서게 됐다. 자연히 철강업계 부담도 커졌다. 일반적으로 원료가격이 상승하면 제품가격 인상이 수반돼야 하지만 특성 상 이마저도 쉽지 않다.

수요가 가장 높은 완성차·조선업체 등과 가격협상을 통해 공급가격이 결정되는 데 이들이 철강가격 인상에 난색을 표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 동안 납품가격 역시 원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측면도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가마저 빠른 속도로 상승하다보니 실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 노출된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인상이 지속됨에 따라 주요 제품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지만, 실익을 담보할만한 수준의 인상이 이뤄질지 여부에 대해선 미지수라 입을 모은다. 전방산업 역시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인 탓에 가격상승이 원활하지 않다는 뜻이다.

한 관계자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상반기에는 글로벌 경기위축으로 수요가 위축돼 전체적인 실적이 뒷걸음쳤지만, 현재는 원료가격이 올라 수익성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지 판매량은 대폭 증가한 상황”이라며 “고정비용을 줄이는 등의 부차적인 노력을 통해 원가를 절감함과 동시에 제품가격 인상분이 반영되면 실적 역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실제 포스코의 경우 철강수요 증가에 따라 조강생산 가동률이 93%로 뛰어 올랐다. 수요 감소로 가동률을 낮추고 순환휴직에 돌입해야 했던 지난 2분기 70%대에 머물렀던 것과 대비된다. 현대제철도 비슷한 상황이다. 2분기 대비 판매량 증가로 하반기 매출역시 개선될 전망이지만 원가상승에 따른 이익률 보전 해법이 여전히 숙제로 지목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완성차·조선 등 전방산업 업체들이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철강업계가 제시한 원가인상안을 받아들이느냐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원가절감 노력이 수반되더라도 핵심 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두 배 남짓 폭등한 상황에서 이 같은 제품가격 상승요인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팔수록 손해보는 상황도 마주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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