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냉담한 분석도
한국, 세계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최고 수준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코로나19 장기화 인한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관별 전망치가 달라 귀추가 주목된다. 수출 회복이 경제성장률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과 기저효과일 뿐이라는 분석이 뒤섞여 나타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KERI 경제 동향과 전망: 2020년 4/4분기’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4%로 예상했다. 또 수출 회복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으로 내년에는 우리나라 경제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인 2.7%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일(현지시간) 발표한 ‘OECD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전인 9월 -1%에서 -1.1%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8%로 예상하면서 종전 3.1%에서 0.3%포인트 내려 잡았다.

앞서 한국은행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1%로 예상한 바 있다.

OECD는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은 효과적인 방역조치로 인해 회원국 중 올해 GDP 위축이 가장 작은 국가”라고 강조했다.

하향 조정이 이뤄졌음에도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는 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OECD가 올해 전체 세계경제 성장률을 –4.2%로 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성장률이다.

해외 IB들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평균 –1.2%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9월 제시한 –1.4%에서 0.2%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이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시장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우리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OECD는 우리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경기 대응에 적절했다고 평가하고 한국판 뉴딜을 통한 디지털·그린투자도 향후 우리 경제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침 어제 3분기 GDP 잠정치가 속보치 대비 0.2%포인트 높게 나타나고 11월 수출도 절대액과 일평균 수출이 증가하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점차 회복력을 더해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1%로 집계됐다. 수출이 다소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1분기와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3분기에 반등한 것이다.

하지만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국가미래연구원 소속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미래연구원이 앞서 –1.33% 정도로 예측했는데 3분기 GDP가 예상을 웃돌면서 올해 전체 경제성장률이 1.28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다만 이번 달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서비스 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수출 회복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현재 9시 이후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국내 소비가 내려갈 수 있다”며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높다고 좋게만 볼 수 없다. 기저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오히려 올해 많이 떨어진 국가들이 내년 경제성장률이 오르고 우리가 오히려 낮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이 다른 나라에 대해 높은 것에 대해 김 교수는 중국 다음으로 한국이 코로나19를 빨리 맞이하면서 산업의 회복성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주요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가운데 가장 어두운 전망치이나 IMF가 전망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4.4%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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