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경제적 지표
바이든 시대 맞이하며 중요성 커지는 양상···“보다 투명한 지배구조는 숙제”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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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울산 석유화학공단 소재 롯데정밀화학 공장을 찾았다. 이날 신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기후변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ESG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 회장과 같이 최근 재계에서는 ESG가 화두다. 업종을 막론하고 주요 기업 경영진들이 버릇처럼 강조하는 게 바로 ESG다. 최근 3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도, 백복인 KT&G 사장도,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모두 하나같이 ESG를 강조하고 나섰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앞 글자를 따 명명됐다. 환경보전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얼마나 기업이 노력하고 있으며, 투명한 지배구조를 보이는지 등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키워드로 통용된다. 단순히 재무적지표로만 기업이 평가받던 시대를 지나 이와 같은 비(非)재무적 지표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이 같은 기조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시장에서 더욱 대두되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탈퇴한 파리기후협약 재가입과 친환경 육성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탓에, 기업들의 ESG 이행 척도가 사업수주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자연히 ESG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경영풍토가 조성된 셈이다.

사실 ESG는 유럽에서 선제적으로 강조됐던 사안이다. 2000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ESG 정보공시의무제를 도입한 이래 스웨덴·독일·벨기에·프랑스 등이 차례로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최태원 SK 회장이 앞장섰다. 주요 사장단이 참석하는 세미나에서 SK그룹의 체질개선을 주문하면서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제고를 주문하며 ESG 향상을 강조해왔다.

최 회장이 선제적으로 강조한 ESG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다른 대기업들도 적극 강조하게 됐다. 삼성그룹은 금융계열사들을 중심으로 막대한 수익이 담보되는 석탄산업 투자를 중단하며 ESG강화에 나섰고, 친환경차 사업에 속도를 내는 현대자동차그룹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평가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LG그룹은 LG전자·LG화학 등 주력계열사를 통해 친화경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 단순히 이익만을 쫓는 곳이 아니어야 한다는 철학이 ESG란 키워드로 부각되는 모습”이라면서 “단기간에 비약적 경제발전을 이룬 이른바 ‘한강의 기적’ 속에서 대대적인 성장을 거둔 국내기업들의 경우 더욱 사회적 책무가 막중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일부의 경우 투명한 지배구조 면에서 다소 약한 모습을 보이는 듯 해 이 부분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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