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문턱 낮추고 체계적인 무역, 투자 시스템 확립해 교역 활성화 취지
문 대통령 “RCEP로 상호협력 촉진해 코로나 위기 함께 극복” 강조
日과 최초 FTA 체결···일본 맥주 20년 뒤 관세 완전 철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중국·일본·아세안 등 15개국 정상들이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최종 서명했다. RCEP 협상 개시 8년 만에 최종 타결에 이르게 됐다.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 10개국, 중국·일본·뉴질랜드·호주 등 15개 협정 참가국 정상들은 화상으로 열린 RCEP 정상회의 및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했다. 이번 서명은 한국 정부로서는 사상 최초로 화상회의를 통해 FTA에 서명한 사례이기도 하다.
RCEP 참가국의 무역규모, 인구, 총생산(명목 GDP)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가맹국 사이에선 관세 문턱을 낮추고 체계적인 무역, 투자 시스템을 확립해 교역 활성화를 이뤄내자는 것이 기본적 취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의 발언을 통해 “코로나로 인한 세계적 위기 속에도 거대 경제공동체를 출범시켜 보호무역주의에 경종을 올리고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세계에 알렸다”면서 “RCEP으로 상호협력을 촉진해 코로나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참가국들은 코로나 위기 극복,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무역 투자 시스템 구축을 위해 이번 협정이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는 추가적 시장개방과 전반적인 무역규범 정비가 참가국들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평가도 담겼다.
아울러 RCEP가 조기 발효될 수 있도록 각국이 조속히 국내 절차를 추진하자는 데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RCEP 회원국들은 협정에 끝내 불참을 선언한 인도에 대해서도 꾸준히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RCEP 체결로 한국은 일본과 최초로 FTA를 체결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일본산 맥주의 관세가 매년 1.5%씩 낮아져 향후 20년 뒤에는 완전히 사라진다. 일본산 청주는 1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관세가 없어진다. 일본도 한국의 소주와 막걸리에 대해 부과하던 관세를 20년에 걸쳐 철폐하기로 했다.
공산품의 경우 한국은 일본에 개방하는 품목에서 자동차와 기계 등 주요 민감 품목을 제외하고 합성 수지·섬유 등 석유화학 제품 등 중간재 등을 개방한다. 일본은 한국에 온라인 게임을 비롯해 쌀·담배·소금에 대한 도·소매, 중개 서비스 영역을 개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