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육성위해선 전력생산 제고 필수···바이든 발전소 탄소배출 제로화 선언
부족 전력 원전·태양광 메울 듯···ESS, 태양광 등 친환경 소형발전소 필수설비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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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연속화재 발생으로 침체를 겪었던 에너지저장장치(ESS)시장이 재차 활기를 띨 전망이다. 친환경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후 미국에서만 상당한 수혜가 점쳐지기 때문이다.

ESS는 현재까지 국내가 가장 큰 시장이었다. 정부가 ESS를 수반한 중·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을 보조금까지 지급하며 육성해 온 이유에서다. 해외보다 선제적으로 ESS 보급이 중용됨에 따라 한국 1등이 곧 세계 1등인 시장으로 군림했다. 삼성SDI·LG화학 등 주요 배터리업체들도 자연스레 ESS 라인업을 강화했고, 속속 해외진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2017년 8월 전북 고창을 시작으로 30차례 가까이 잇따라 ESS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업계의 부침이 심화됐다. 자연스레 업황이 위축됐다. 전기차·소형 배터리를 제작하는 대기업보다 장비를 납품하는 중소업체들의 고충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바이든이 친환경 정책을 내세우며 당선됨에 따라 국내 ESS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게 됐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고, 2035년까지 주요 발전소의 탄소배출을 제로(0)화 하겠다고 공약했다. 전기차 및 관련 인프라 육성·구축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높은 전력생산이 요구되는 정책임에도 발전소의 탄소배출을 막겠다는 구상인데, 이를 위해 원자력발전과 친환경발전이 대두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태양광 발전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축복받은 영토라 불린다. 극지방을 제외한 전 세계의 기후가 영토 내에서 발현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州)와 같은 서부는 여름철 고온건조하고 겨울철 온난다습한 지중해성 기후를 띠고, 뉴욕 등 동부권역은 한국과 같은 4계절이 뚜렷한 대륙성 기후가 발생한다. 미국의 농업이 발달한 요인이기도 하다.

자연히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사막성 기후도 나타난다. 이 같은 지역은 태양광 발전사업에 적합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면적이 매우 큰 탓에 태양광 발전소도 우후죽순 들어설 것으로 여겨진다. 소형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보관하는 ESS 수요 역시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인데, 업계에서는 2024년을 기점으로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배터리 결함을 연속화재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왜 유독 국내서만 화재가 집중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무했다”면서 “발화점이 배터리다보니 의심을 사기엔 충분하지만, 온도·습도 등에 취약한 배터리가 올바른 기준아래 설치되고 관리감독이 잘 이뤄졌으나 무리한 충천 등이 실시됐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건조한 사막지역에서는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낮고,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취임 후부터 미국 내 친환경 사업 육성이 속도를 내면서 다소 침체됐던 ESS 업계도 기지개를 켤 것”이라면서 “정부의 안일한 조사 탓에 부침을 겪었으나, 미국을 비롯한 해외 ESS 수요가 급등하는 시점과 맞물리며 재차 반등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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