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비자 발급 쉬워져 해외진출 쉬워질수도···친환경 산업 스타트업에 투자자들 주목
코로나19팬데믹 장기화·바이든식 IT기업 데이터 규제 조심해야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시사저널e=차여경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장기화되고 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앞으로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이나 투자금 유치가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동시에 바이든 당선인의 IT기업 데이터 규제를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외 벤처투자는 코로나19 탓에 잠시 주춤했지만 하반기 예정된 펀드출자가 시작되면서 다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부 모태펀드 확대로 유한책임조합원(LP) 자금이 많이 결성되면서 펀드 결성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업계 추산으로는 100개가 넘는 벤처캐피털(VC)들이 하반기 펀드를 출자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1‧2분기 벤처펀드 규모는 각각 지난해 대비 23.1%, 5.9% 감소했지만 3분기에 급격히 늘었다. 3분기 벤처펀드 결성 규모는 1조479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31.1% 늘었다.

이 가운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해외 벤처투자 동향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와 다르게 미국이나 유럽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벤처투자 생태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강윤석 스파크랩벤처스 대표는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이 코로나19 영향을 비켜갈 수 없었으며 투자 건수나 금액이 실히 줄어들었다. 다만 생각만큼 큰 타격은 아니며 주식 시장처럼 빠르게 정상화 되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나 투자를 유치하는 회사들의 실적이나 업종별 전망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됐다. 오히려 팬데믹을 계기로 사업의 모멘텀을 찾은 회사들은 대규모 펀딩에 성공한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으로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완화돼 해외 교류가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때는 외국인의 비자 발급이 쉽지 않고 장기간 체류가 힘들어 스타트업 해외진출이 비교적 어려웠었다. 바이든 당선인 행정부가 출범된다면 비자 발급이 쉬워지고 해외 진출이 수월해져 그만큼 국내외 벤처캐피털의 투자 유치가 늘어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IT스타트업 대표는 “해외법인이 실리콘밸리에 있는데 한국인 채용을 할 때 비자문제 때문에 곤욕을 겪은 적이 있다. 이미 채용이 완료됐는데도 비자가 나오지 않아 취소가 된 적도 있었다”면서 “바이든 당선인이 친기업적이지는 않지만 해외 교류가 쉬워진다는 측면에서는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친환경 스타트업들이 국내외 벤처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채호 퓨처플레이 심사역은 “바이든이 기후변화 대응 기술(climate tech) 관련해 220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면서 “친환경 사업 분야 스타트업의 성장이 기대된다. 퓨처플레이 포트폴리오사인 미국 스타트업 스카이쿨시스템즈(SkyCool systems) 같은 곳이 힘을 더 얻을 것 같다. 친환경 분야 사업을 유심히 보고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은 IT공룡기업에 대한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국 민주당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상대로 망중립성을 강조해왔다. 바이든 당선인이 IT기업이 데이터에 대한 규제를 펼친다면 스타트업이나 벤처캐피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강 대표는 “아직 새로운 대통령의 당선이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털 업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안갯속”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이나 화훼이 제재처럼 중국과 연관된 사업개발에 있어 매우 부정적이었으나 특별히 스타트업의 큰 판을 흔들만한 사건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 당선인의 경우 스타트업 자이언트들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시해 왔다”며 “특히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애플처럼 독점적으로 데이터를 취득하는 플랫폼 기업들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들에 대한 제재 또는 견제가 심화된다면 국내외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털들에게 먹구름이 드리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앞으로 국내 스타트업들은 지금까지 미국우선 정책으로 인해 위축됐던 미국 기업들과의 해외 협력 및 투자 기회를 얻을 것”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시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히려 인공지능(AI), 클라우드로 대표되는 언택트 사업은 과거보다 더 큰 기회를 잡을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