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청년일자리 목표치 6만명 중 1만7509명 채용
연말까지 한국판 뉴딜 일자리 목표치 달성 어려울 수도

11일 서울 성동구 희망일자리센터 앞에서 시민이 구인 정보를 살피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1일 서울 성동구 희망일자리센터 앞에서 시민이 구인 정보를 살피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수가 반 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하는 등 고용 시장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정부가 앞서 야심차게 내놓은 한국판 뉴딜 일자리의 경우 여전히 반영이 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08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42만1000명 감소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6개월 만의 최대로 감소한 수치다.

취업자 수는 2009년 글로벌 위기 직후와 마찬가지로 8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계절조정 취업자 수로 보면 지난달보다 5만4000명이 늘었다며 더디지만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고용지표가 좋았기 때문에 올해 10월 고용지표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감소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여전히 청년층이 많이 포진하고 있는 대면 서비스업의 침체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것과 무관하게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22만7000명 줄었고 도·소매업 18만8000명, 교육서비스업 10만3000명이 줄었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을 통해 청년들의 일자리를 늘린다고 했지만 60세 이상을 제외하면 나머지 연령대의 취업자 수는 모두 줄어들었다. 30대는 24만명, 20대 21만명, 40대 19만2000명이이 감소했다. 15~29세 청년만 놓고 보면 25만명이 감소했다.

실업자 수는 102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6만4000명 늘어 9월에 이어 두 달째 10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실업률은 3.7%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상승했고, 이는 10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앞서 정부는 올해 6월 하반기 경제정책을 발표하면서 한국판 뉴딜 일자리를 강조하면서 단기적인 일자리와 함께 중기적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가겠다고 천명했다. 57만5000개의 직접일자리 사업을 통해 청년 등 고용취약계층에 긴급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공공분야에서 비대면 디지털 일자리(11만5000명), 취약계층 일자리(30만명)를, 민간분야에서 청년 디지털일자리 (6만명), 청년 일경험일자리(5만명) 등을 창출하겠다고 했지만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여전히 목표치와는 멀어져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청년 디지털일자리에는 1만7509명이 채용됐다. 지난 9월 21일 기준 4838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6배가량 채용인원이 늘었다. 하지만 연말까지 목표 인원이 6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채용 인원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연말까지 6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고용 관련 전문가는 “대면 서비스업 관련 일자리는 연말까지 계속 좋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며 “하반기에 들어서 고용 시장이 좋아진다기보다는 오히려 부정적인 모습을 더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국판 뉴딜 일자리가 고용 지표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관계 부처와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제야 계획안을 마련하는 수준이다.

인천시는 이달 10일 인천시는 ‘인천형 뉴딜’ 종합계획 최종안을 확정하고 ‘경제·사회구조 대전환을 통한 더욱 살기 좋은 인천’을 목표로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다른 지자체들도 이제 계획안을 발표하는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60대를 제외한 연령대에서의 일자리 관련 지표는 연말 내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연말까지 정부가 세운 고용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렵고 사업 진행 속도도 더뎌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