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국 사이 신중한 입장 계속 유지할 것 같다”
다자주의 체제 되면 우리 정부도 결국 선택 내리게 것이란 분석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하느냐 여부가 관건

한미 현안 협의와 미국 대선 이후 동향 파악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미 현안 협의와 미국 대선 이후 동향 파악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8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 확정됐다.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사실상 해소되면서 국내 재계는 미중 무역전쟁 속 정부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으로서 새 각오를 알린 지난 8일 국내 재계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환영의사를 밝혔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번에 당선된 바이든 정부가 합리적이고 포용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며 “한국과의 경제협력과 한반도 평화안보를 위한 양국 간 공조체제가 더욱 굳건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한미 양국은 지금까지 견고하게 지속돼 왔던 한미동맹 관계를 기반으로 경제·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고, 전국경제인연합도 “굳건한 혈맹으로 이어져온 양국의 협력관계가 보다 넓은 영역으로 확대·발전함으로써 상호 윈윈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냈다.

재계가 한미동맹 공조를 강조하는 이유는 바이든이 트럼프와 달리, 다자주의와 동맹을 중요시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다는 점에서 트럼프와 같지만, 한 팀이 되면 그만큼 동맹으로서의 이점을 누리기 좋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바이든의 당선으로 세계 각 국의 노선이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대만은 양국 사이 이미 미국 정부에 노골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듯한 모습이고, 캄보디아는 자유무역협정(FTA)를 맺는 등 친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예전부터 한미동맹은 일본과 대만보다도 더 굳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양쪽 모두와의 관계를 생각해 신중한 모습이다. 재계에선 기업 활동을 위해 빨리 상황이 정리되길 원하지만, 바이든 당선 후에도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관망하고 있다. 한 재계 인사는 “트럼프 정부 때도 그랬듯 바이든 정부가 출범했다고 해서 우리 정부가 바로 명확한 노선을 표할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든다”고 전했다. 지금과 같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허나 전문가들은 바이든 당선으로 다른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바이든 체제가 되면 미국이 고립주의에서 벗어나 다자주의로 중국을 압박하는 형태가 되면 우리만 안 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심지어 캄보디아도 일본으로부터 엄청나게 투자를 받고 있는데, 일본이 미국블록 내에서 활동하게 된다면 상황이 어찌될지 모른다”고 조언했다.

일단 우리 정부는 바이든 당선인에 축하메시지를 보내고 한미 동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재계에선 실제로 무역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여부는 우리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을 할지 여부를 통해 상징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CPTPP는 호주, 일본, 멕시코 등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로 구성된 다자간 무역협정으로 향후 바이든이 다자주의를 강화하게 되면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아직까지 가입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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