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경합주 개표서 바이든 ‘역전쇼’···애리조나·네바다 승리 시 ‘매직 넘버’ 달성
인수위 홈페이지 신설 등 당선 행보도···트럼프 ‘선거조작’ 반발하며 ‘소송전’ 본격화

미국 대선 개표 작업이 나흘째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에 한 발짝 앞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대선 개표 작업이 나흘째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에 한 발짝 앞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미국 대선 개표 작업이 나흘째 한창인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25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며 승리에 한 발짝 앞서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 조지아 주 등 경합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대체로 역전하면서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6일(현지시간) 아직 승부가 나지 않은 펜실베이니아 주, 조지아 주, 노스캐롤라이나 주, 네바다 주, 애리조나 주 등에서 개표가 진행됐다. 각 주의 선거인단은 각각 20명, 16명, 15명, 6명, 11명 등으로 해당 지역의 선거 결과가 승부를 가르게 된다.

특히 이날 바이든 후보는 뒷심을 발휘하며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98% 개표가 진행된 조지아 주의 경우 당초 트럼프 후보가 득표율 10%포인트 우위를 보였지만, 이날 득표수를 1800표 차로 좁히며 득표율은 동률이 됐다.

펜실베이니아 주도 트럼프 후보가 10%포인트 이상 우세했던 지역이었지만, 개표가 95%까지 진행되면서 두 후보 간 격차는 겨우 0.3%포인트(약 2만2000표)에 불과한 상황이다.

네바다 주의 경우 개표가 89% 진행된 상황에서 바이든 후보가 0.9%포인트, 90% 개표가 진행된 애리조나 주에서도 1.6%포인트 앞서고 있다. 애리조나 주와 네바다 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최종 승리할 경우 해당 지역의 선거인단은 총 17명인만큼 이른바 ‘매직 넘버’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트럼프 후보는 미시간 주, 조지아 주 등에서의 개표 중단을 요구했지만, 1심 재판부는 모두 기각 처리해 개표는 그대로 진행됐다. 또한 그는 펜실베이니아 주, 위스콘신 주 등에도 개표 중단, 재검표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지만 재판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개표는 늦어도 주말까지는 모두 마무리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후보도 승리를 확신하며 당선 후를 대비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생중계 연설에서 “개표가 끝나면 나와 (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가 승자로 선언될 거라는 걸 의심하지 않는다”며 “모두가 침착하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전날 인수위원회 홈페이지를 신설하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며 “합법적 투표만 계산하면 내가 쉽게 이긴다”고 밝혔다. 선거조작을 공식적으로 제기하며 패배 시 ‘대선 불복’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선거과정부터 선거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던 트럼프 후보는 연방대법원 구도도 보수진영에 유리한 구도로 구성해 놓은 만큼 선거 이후 연방대법원에서 최종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것이 트럼프 후보의 구상으로 보인다. 그는 기각된 소송을 2심, 3심으로 이어가는 동시에 연방대법원에도 상고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친 바 있다.

나아가 트럼프 후보가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불복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하원 투표로 승자를 결정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한국 정치권도 향후 분위기 파악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 후보를 굳이 자극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트럼프 후보의 대선불복에 따른 소송전이 잇따를 경우 공식적인 승패 여부는 지연될 수밖에 없어 바이든 후보가 ‘매직 넘버’를 달성해도 청와대, 여야 등은 신중한 입장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미 대선이 치열하게 진행됐고, 트럼프 후보가 예고했던 대선불복 프로그램이 실제로 시작되고 있어 섣불리 입장발표를 하기 어렵게 됐다”며 “특히 청와대 입장에서는 현재와 미래의 한미 관계를 모두 고려해 발표를 할 수밖에 없는 만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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