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5G 장비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
반(反)화웨이 압박 기조 여전할 전망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5G 투자 사업이 조명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따라 대표 수혜주로 주목받은 ‘5G’에 대해선 바이든 역시 투자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특히 두 후보 모두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요구받는 압박이 커질 우려도 나온다. 사진은 지난 4일 오후 서울역에서 11·3 미국 대선 개표 상황 뉴스를 시청하는 시민들의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지난 4일 오후 서울역에서 11·3 미국 대선 개표 상황 뉴스를 시청하는 시민들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기를 잡은 가운데 산업계도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다. 5G는 바이든과 트럼프 후보가 모두 육성 정책을 펴 나갈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견제도 양 후보가 비슷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누가 되든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구글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이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을 독점기업으로 보고 있어 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예상으로 전 세계로 규제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 5G 투자 확대는 확실시···국내 기업 5G 장비 시장 점유율 확대 전망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214명이다. 반면 바이든은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대통령 당선을 위한 ‘매직넘버’인 270명까지 불과 6명을 남겨 두고 있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5G 투자 관련 사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5G 투자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는 미국인 모두가 5G를 이용할 수 있도록 무선 광대역망 확대 등을 포함한 인프라 구축에 1조3000억달러(약 1470조43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1년부터 1조달러(약 1131조1000억원)를 투입해 5G 및 광대역망 구축 등 통신 인프라에 투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때문에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한국의 5G 장비 시장 점유율은 더 커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IT기업 제재가 유지되면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IT업계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며 “5G 투자 역시 중국 장비를 배제하면 우리나라 시장점유율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반(反)화웨이 압박 기조 여전···LGU+ 화웨이 리스크 지속

반면 두 후보 모두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어 국내 기업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요구받는 압박은 커질 전망이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지 공급 사슬에서 중국의 비중을 줄이라는 압력이 증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해부터 화웨이를 국가 안보상 수출 금지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동맹국에게 화웨이 배제 운동을 촉구해 왔다. 이에 EU 등 40개 이상 국가와 50개 이상 통신회사가 화웨이 배제에 동참했다.

‘미국 우선’을 강조하는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독자적인 중국 배제보다 자국의 기술과 안보 중심의 다자차원·동맹국과의 연대를 통해 중국을 견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미국 보호무역주의와 중국 견제 강화 등 통상정책 방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 기업들로서는 미국과 중국 중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통신사 LG유플러스의 화웨이 리스크는 여전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웨이 제재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입장에서도 현재 잘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변경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며 “내년 상반기 화웨이 네트워크장비 재고가 소진된다고 보면 현 상태를 유지해 화웨이 항복 선언을 받아 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는 SK텔레콤과 KT를 '깨끗한 통신업체'라고 소개한 반면 화웨이 장비를 일부 사용하는 통신 3사 중 LG유플러스는 제외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이전과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화웨이,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제품 모두를 사용하고 있다. 화웨이 제품이 가격뿐 아니라 성능에서도 우수하다. 사업자 입장에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 애플·페이스북·구글 등에 대한 규제 강화되나

바이든과 민주당의 빅테크 기업에 대한 독과점 규제 위험성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형 IT 기업에게 위험요인이다.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법사위원 소속 반독점위원회는 10월 보고서를 통해 아마존과 애플, 페이스북, 구글을 독점기업으로 규정했다.

아울러 바이든은 21%인 법인세율을 28%로 인상하고 무형자산의 세율을 높이는 등 적극적 증세에 나서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대형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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