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프리랜서와 특수고용직 종사자(특고)에게 지급되는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의 콜센터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전화를 거는 사람은 연결이 될 때까지 전화와 씨름을 해야 했고 콜센터 상담원들은 끝없는 전화를 받아내느라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지난 12일부터는 온라인에서는 1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받지 못한 이들을 대상으로 2차 지원금 신청이 시작됐다. 현장 접수와 온라인 접수 모두 오는 23일에 마무리된다. 

모든 정부 지원금 콜센터 연결이 어렵지 않았지만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콜센터만은 달랐다. 얼마나 연결이 힘든지 직접 취재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여러 번의 시도, 그리고 기다림 끝에 겨우 한 상담원과 연결될 수 있었다. 흥분부터 됐다. 그만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콜센터 연결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연결에 놀라서 질문마저 버벅거리고 있을 때 상담원은 축 처진 목소리로 응답했다. 질문 내용에 꼼꼼히 답변해줬지만 힘은 없어보였다. 발신인들이 으레 하는 실수들을 잡아내기 위해 하나하나 확인하기 바빴다.

이번에도 심사 등이 늦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상담원은 “사전 준비 없이, 체계 없이 일하다보니까 공무원 인력은 부족하고 새로 고용된 이들은 업무에 적응을 못하면서 업무가 꼬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은 다양한 조건, 다양한 직업군을 다 아울러야 하기 때문에 상담원들이 안내해야 할 내용도 많았고 확인해야 할 조건도 까다로웠다. 이를 랩처럼 읊조리는 이에게 취재도 미안할 지경이었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 관련 서류가 너무 많은 것에 대해 이 상담원은 “서류가 많아서 저 같으면 차라리 그냥 아르바이트를 할 것 같다”고 말해 실소를 자아냈다. 서류만 잘 꾸려지면 거의 다 지원이 되지만 그 서류를 마련하기까지가 큰 장벽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변 프리랜서들이 서류를 준비하는 것들을 본 결과 업체 측에서 협조를 잘 해준다면 금방 끝낼 수도 있었지만 과거 근무했던 근무처와 사이가 좋지 않거나 연락이 잘 닿지 않는 경우 서류를 마련하기까지 쉽지 않았다. 게다가 회사에서 일일이 지침을 내려주거나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어서 이런 지원금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이들도 꽤 많았다.

이런 이들은 아쉬운 마음에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콜센터를 찾았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불만이 찰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불만과 짜증을 상담원들이 받아내고 있었다. 특히 이의 신청을 했는데 진행이 더딘 경우, 아직도 1차 지원금을 받지 못한 이들의 경우 입에 담지 못할 험한 말도 섞어 낸다고 했다.

업무도 빠듯한데 감정 소모와 스트레스가 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상담원은 언론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1차 지원금이 거의 다 지급된 것처럼 보도가 되고나서부터 지원금을 못 받은 이들의 모욕이 더 늘었다는 것이다.

지원금 접수는 23일 끝나지만 콜센터 상담원의 업무는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의 신청이나 심사 등 진행에 대한 문의를 앞으로도 계속 받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답답한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애꿎은 상담원에게 화풀이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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