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석 이마트 대표, SSG닷컴 대표도 겸직···양사 시너지 창출 목적
쓱배송 이외 별다른 협업 눈에 띄지 않았던 양사, 이번 인사 계기로 상품 기획·마케팅 측면에서 협업 강화할 듯

지난 15일 이뤄진 신세계그룹 이마트 부문 2021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SSG닷컴 대표도 함께 맡게 됐다. /사진=신세계그룹
지난 15일 이뤄진 신세계그룹 이마트 부문 2021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SSG닷컴 대표도 함께 맡게 됐다. / 사진=신세계그룹

[시사저널e=박지호 기자] 이마트와 SSG닷컴가 동일 대표 체제에 들어간다. 전날 이뤄졌던 신세계그룹 임원 인사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SSG닷컴 대표까지 겸하게 되면서다. 위기의 할인점과 고속 성장세의 이커머스가 강 대표 밑에 동시에 묶이면서 그간 당일 배송 이외에 특별한 시너지를 보이지 않았던 양사 간 마케팅, 상품 기획 등에 걸친 협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인 15일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부문에 대한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당초 신세계그룹은 12월 초 인사를 단행해왔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업황 부진, 코로나19 상황 등과 맞물려 인사 시기를 10월로 앞당겼다. 이마트 계열사 6곳의 대표이사가 물갈이 되면서 작년과 같이 이번에도 쇄신 인사라는 평이 나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위기 타개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그 중에서도 업계가 가장 주목한 부분은 지난해 첫 외부 출신 대표이사로 선임된 강희석 이마트 대표의 SSG닷컴 대표이사 겸직이다. 이마트 본사업인 할인점 사업과 그룹의 역점 사업인 온라인 사업이 강 대표 체제로 재편된 것이다. 신세계는 이날 강희석 대표의 이마트, 쓱닷컴 겸직을 밝히면서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를 강화하겠다”고 파격 인사의 이유를 밝혔다. 

실적 악화로 고전하는 이마트와 고속 성장세의 SSG닷컴이 동일 대표 체제로 재편된 것이다. 할인점 업황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만큼, 국내외 유통 트렌드에 밝은 강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성장세에 있는 SSG닷컴과의 협업 확대를 통해 양사 간 공동 성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비친다. 

실제 이마트는 본사업인 할인점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강 대표 선임 이후 첫 해인 올해 연초부터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2% 늘었지만, 영업적자는 474억원으로 전년 대비 확대했다. 반면 SSG닷컴은 올해 2분기 연속 40%대 거래액 성장률을 달성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6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늘었다. 분기 거래액도 1조원을 앞두고 있다.

이전에도 이마트와 SSG닷컴 간 교류는 있었다. SSG닷컴은 새벽배송이 아닌 당일 배송인 쓱배송의 경우, 자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아닌 이마트 오프라인 점포의 P.P(Picking&Packing)센터를 통해 진행했다. SSG닷컴으로서는 물류센터가 수도권(용인 및 김포)에 편중되어 있음에도 전국에 분포한 100여개 이상의 이마트 P.P센터를 통해 전국 단위의 당일 배송이 가능했다.

다만 배송 이외에 그간 양사의 눈에 띄는 협업은 없었다. 이마트와 SSG닷컴은 계열로 묶였을뿐 그간 상품 매입이나 기획, 마케팅 등은 각사별로 진행해왔다. 이번 인사로 양사가 강 대표 아래 묶이게 된 만큼, 향후 배송뿐 아니라 마케팅 및 상품 기획 등에서의 양사 간 협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사 구조조정으로 이마트의 할인점업 내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는 점과, SSG닷컴이 오는 12월 오픈마켓 진출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양사 간 협력 기대감을 키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업력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롯데와 신세계가 이커머스 후발주자임에도 업계의 견제를 받는 것은 그간의 유통업력때문이다. 이마트와 쓱닷컴 만남에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양사 시너지 방안은 추후 구체화해나가야 한다”면서도 “양사가 별도로 움직이는 것보다 함께 상품 기획을 한다던지 매입, 판매 전략을 짤 수도 있다. 마케팅, 프로모션 등의 단순한 연동 이상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도 전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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