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추 장관 아들 군 휴가와 거짓 해명 의혹으로 ‘충돌’
야 “해명 틀렸고, 청탁 소지···검찰 수사 잘 안된 것”
추 “거짓 진술한 적 없어···법률상 청탁 성립 안 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2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의 법무부 국정감사는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과 추 장관의 거짓 해명 의혹을 두고 여야가 충돌한 끝에 파행됐다. 야당은 추 장관이 지원장교(대위)의 연락처를 자신의 보좌관에게 전달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두고 과거 추 장관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며 청탁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추 장관은 기억에 반해 거짓 진술하지 않았으며, 법률상 청탁 또한 성립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야당은 무혐의로 결론 난 만큼 쟁점을 멈추라고 거들었다. 난타전이 감사가 진행될 수 없을 정도가 되자 법사위원장은 감사를 중단시켰다.

추 장관의 아들 서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한 포문을 먼저 연 것은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전 의원은 “지난 대정부질문에서 보좌관과 연락할 시간도 없었다고 하지 않았는가. 국회에서 거짓 진술한데 대해 국민들께 사과할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 추 장관은 “거짓 진술을 하지 않았다”며 “법령을 위반하거나 부정한 청탁·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덕곤)가 지난달 추 장관의 아들 서씨에 대한 고발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나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부대 장교 연락처를 전달하고 보고 받는 내용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이 수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거짓 해명’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전 의원은 “(대정부 질문에서) ‘보좌관과 연락할 시간이나 경황이 없었다’고 말했는데 카톡으로 연락은 주고받았기 때문에 그 발언의 진실성을 물은 것이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사과 요청드리는 것이다”고 재차 질문했다.

추 장관은 “카카오톡에 이런 문자가 있다는 것은 휴대폰이 포렌식이 돼 나와서 아는 것뿐이고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지원장교를) 아는 사람이라면, 지시 차원에서 전달했다면 번호가 ‘지원장교’ ‘대위’라고 돼 있지, ‘님’자는 없지 않겠냐. 뒤에 맥락을 보면 아들이랑 연락을 취해 달라고 돼 있지 지시한 게 아니지 않느냐”며 “(이어진 문자를 보면) 보좌관이 스스로 한번 더 (휴가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황이라고 답변이 나온다. (제가) 지시를 했다면 지시이행 문자가 와야겠죠. 스스로 한번 더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답변하니까 제가 지시를 안했다는 것을 도로 완벽하게 알 수 있는 문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화로 지시한 게 아니라는 말이었고, 대정부 질문에서 허위발언 한 바 없다. 부정한 청탁이나 지시 관련한 게 없다는 것을 명확히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 의원은 “법무장관의 정직성은 검찰개혁 책임자로서 관계가 있다. 대정부질문 발언이 허위인지 아닌지는 장관이 판단할게 아니라 국민이 상식선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싸움은 계속 이어졌다. 전 의원이 “군무이탈 사건에서…”라고 운을 떼자, 추 장관은 “군무이탈 사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전 의원이 “국방부와 서 일병 구하기에 나선 것으로 국민들은 이미 수사결과를 예측했다”고 지적하자, 추 장관은 “서 일병은 군복무를 다 이행한 사람이다. 굳이 구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야당의 공격이 계속되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년 전 일을 다 어떻게 기억하냐”며 “수사 결과가 나왔는데 인정 안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발언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말끝마다 끼어들어서 추 장관 답변을 왜 자기가(김남국 의원) 합니까”고 맞받아쳤다. 장 의원은 “당신이 추장관이야?”라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여야 법사위원들의 충돌을 지켜보던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동부지검에서 혐의없음 처리한 사건으로 아들 (의혹이) 문제없다고 밝혀졌다면 끝내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국감에서 질문할 1년 치 사안들을 많이 준비해 왔는데 국감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그러나 “(검찰) 수사결과가 발표됐지만 추 장관이 국회에 와서 한 거짓말은 남아있다. 27번이나 했는데 이걸 묻지 않으면 국회의원인가 법무부 직원인가”라며 의혹 제기를 이어갔다.

여아가 감정 섞인 발언들을 이어가자 의사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공방이 계속되자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지금 더 이상 감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감사 중지를 선언하고 오후 2시에 재개하기로 했다.

추 장관 아들과 관련한 여야 충돌에 앞서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의 ‘캐비닛 미제 사건’ 수사, 언론과의 유착 등 개혁을 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지금 검찰 신뢰를 깨고 있는 사건들이 바로 저런 사건들”이라며 “검찰개혁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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