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항공업계, 대한항공 빼고 적자···대한항공도 전분기 대비 67%↓
서울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공원화하며 헐값 매입 시도···기안기금 고금리에 아시아나 年이자 1600억 예상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가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항공 면허를 발급받았다. /이미지=최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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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으로 3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항공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오히려 항공사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서울시는 자본 확충이 시급한 대한항공과 관련해 송현동 부지를 공원화하며 헐값 매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은 고금리에 까다로운 요건으로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3분기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항공사들이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대한항공도 흑자는 유지하지만 영업이익 48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는 3분기 10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아시아나는 화물사업에 힘을 주며 코로나에도 1151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화물 운임이 떨어지며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TAC 항공운임지수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 기준 지난달 평균 화물운임은 ㎏당 5.5달러로 지난 5월(㎏당 7.7달러)대비 28% 하락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화물기 운항 등 대체 수익이 없는데다 코로나19로 국제선 여객이 전년대비 90% 이상 줄어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제주항공은 671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보이며 진에어(505억), 티웨이항공(479억원) 등도 적자를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항공사의 위기에도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지난 7일 서울시는 대한항공 소유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용도를 공원으로 변경하는 안을 계획대로 밀어부쳤다. 다만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결정고시는 현재 진행 중인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를 감안해 조정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유보할 계획이다.

송현동 부지 용도가 공원으로 결정될 경우 매각 대상은 사실상 서울시밖에 없다. 올해 초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 매각을 발표한 이후 15곳의 업체가 입찰참가의향서를 냈으나, 서울시의 공원화 계획이 나오면서 모두 투자 방침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지원받으며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약속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유상증자와 기내식 사업 매각 등을 통해 2조1176억원의 자금을 확보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고정비용 부담이 계속 늘어나며 추가 자금이 절실하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을 통해 6000억원 상당의 자본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서울시는 매각 금액으로 4670억원을 제시했다.

또 아시아나의 경우 기안기금을 통해 2조400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으나, 7%가 넘는 대출금리로 연 1600억원 이상의 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조성한 기안기금이 코로나 피해가 가장 큰 항공업계에 기존과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기준 시중은행 기업대출금리는 2.6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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