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토스·NHN페이코 대표 등 핀테크 인사 집중 면담···노하우 공유·협업 전략 논의
윤석헌 금감원장·은성수 금융위원장 등과도 회동···코로나19 대응 등 주제로 대화

박종복 SC제일은행장(사진 왼쪽부터)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그룹 회장이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박종복 SC제일은행장(사진 왼쪽부터)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그룹 회장이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이례적인 장기 체류로 업계의 큰 주목을 끌었던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 회장의 한국 ‘한 달 살기’가 마무리됐다. 윈터스 회장은 한 달동안 카카오뱅크, 토스, NHN페이코의 대표들과 만나며 국내 핀테크 산업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한국에 입국한 윈터스 회장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활동에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달동안 국내 금융권 인사들과 활발한 교류를 이어나갔다. SC제일은행이 SC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윈터스 회장의 이러한 행보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 SC제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144억원으로 SC은행 영국 법인(23억4000만달러, 약 2조7500억원)과 SC은행 홍콩 법인(146억3200만 홍콩달러, 약 2조2000억원)에 비해 크게 뒤쳐진다.

14일 간의 자가격리를 마친 후 윈터스 회장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의 회동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외부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16일 윈터스 회장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감원 본원을 찾아 윤 원장과 ▲브렉시트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의 영향 ▲전세계 핀테크 시장 동향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인 17일에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를 만나기 위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카카오뱅크 본사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표는 윈터스 회장에게 카카오뱅크의 사업 현황 및 성장 전략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윈터스 회장은 윤 대표에게 국내 핀테크 산업 및 금융권의 디지털 인프라에 대해 질문하며 카카오뱅크가 갖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노하우를 배워갔다. 또한 SC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카카오뱅크 플랫폼의 접목 등을 언급하며 향후 협업의 가능성도 열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18일에는 SC제일은행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이승건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와 윈터스 회장은 내년 출범을 앞두고 있는 ‘토스뱅크’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SC제일은행은 토스뱅크 컨소시엄의 참여사 중 하나로 6.67%의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향후 윈터스 회장은 토스뱅크의 성공을 위해 홍콩 인터넷전문은행 ‘목스(MOX)’의 노하우를 토스에 공유할 방침이다. SC그룹은 올해 초 65.1%의 지분을 투자해 목스를 설립한 바 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정연훈 페이코 대표를 만났다. 정 대표 역시 다른 대표들과 같이 윈터스 회장과 페이코의 성장 과정, 사업 전략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향후 신규 서비스 개발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은 페이코 창업 초기인 2015년부터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윈터스 회장은 마지막 공식일정으로 24일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만남을 가졌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을 포함한 세 사람은 금융위원회가 위치한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금융정책 대응과 저금리 시대 금융산업 비전, 핀테크·디지털 경제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은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금융허브 추진 전략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