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은행에 신용대출 관리 지적 후 대출 금리 올라
카뱅 0.15%p·케뱅 0.1∼0.2%p↑, 우리은행 우대금리 0.5%p 없애

서울 시내의 은행권 ATM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은행권 ATM 모습. /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의 신용대출 금리 인상이 시작됐다. 우리은행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가 최근 신용대출 금리를 올렸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신용대출 속도관리를 요구한 만큼 다른 은행들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직장인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를 기존 연 2.01%에서 연 2.16%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앞서 24일 홈페이지에 주력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의 우대금리 변동 사항을 공지했다. 기존 우대금리 항목 가운데 우리은행 이용실적 중 ‘공과금·관리비(0.1%포인트)’가 삭제되고, 대출자 소속 기업에 대한 우대금리도 최고 0.6%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낮아졌다. 우량기업 임직원 신규 유치 건에 부여되던 0.1%포인트 우대금리도 없어졌다.

결과적으로 우리은행의 전체 신용대출 금리는 연 0.5%포인트 높아졌다. 오른 금리는 이날부터 적용된다.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주요 대출 금리를 올렸다.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연 2.13%로 0.1%포인트,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최저 연 2.63%로 0.2%포인트 각각 인상했다.

세 곳의 은행이 신용대출 금리를 올린 것은 최근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급증에 대해 은행들의 자율적 관리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8일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과도한 신용대출이 우리 경제의 리스크 요인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 관리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최근의 신용대출 증가가 은행권의 대출실적 경쟁에 기인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23일에도 손 부위원장은 “최근 고소득·고신용 차주 중심의 고액대출이 다소 빠르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은행 대출 심사 시 차주의 상환 능력을 충분히 고려하는지를 점검하고 스스로 가계대출 건전성 관리 노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은행권의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달 10일 현재 신용대출 잔액은 총 125조4172억원이다. 8월 말 집계 당시 잔액과 비교하면 8영업일 만에 1조1425억원 불어났다. 이런 추세라면 5대 은행의 9월 전체 신용대출 증가 규모(4조755억원)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금융당국의 요구대로 이날까지 신용·가계대출 현황과 관리 방안 등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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